1 급지를 벗어나라.

누구의 힘으로 벗어날 수 있을까.

by 코와붕가

1 급지 역이란?


하루에도 수십만 명이 목적지를 향해 오고 가는 사람들로 붐비는 역.

여러 승강장비가 있어서 고장 안내문을 자주 부착하는 역.

그러므로 각종 민원과 사고가 발생되는 역.


역 공간도 넓어서 순회하기도 벅찬 역.

그러므로 직원도 모르는 공간(창고)도 있기도 함.

다른 역보다 인원이 많다고 여기저기 지원을 나가는 역.


외부기관(국토부, 행안부, 서울시)에서 점검이 자주 나오는 역.

5호선과 6호선을 맡고 있는 G역은 각각 따로 점검을 받기도 했다.


이런 1 급지에 근무한다고 성과급을 더 챙겨주는 것도 아니다.

승진이 빠른 것도 아니다. 오히려 손해를 본다.

위안이라면 시간이 지나면 편한 곳으로 가겠지라는 '희망'뿐이다.

하지만, 막상 발령이 나면 전보다 못한 역으로 나기도 한다.


얄팍한 수를 써서 1 급지를 벗어났던 직원.


내 명찰이 두 번이나 부러졌던 5호선 K역.

난 3년이라는 시간을 버텨왔기에 다음 발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전 발령에서 다른 반으로 뺀질거리기로 유명한 선배가 발령 나서 왔다.

그런데 이 선배는 볼 때마다 힘들어하지 않았다. 이곳을 즐기는 듯 보였다.


어느 날 운동을 마치고 일찍 야간출근을 한 적이 있었다.

뺀질거리는 선배는 소파에서 TV를 보고 있었다.(그날은 휴일이었다.)

나는 근무복으로 갈아입고 사무실에 들어갔다.


"수고하셨습니다."

"어.. XX 씨 왔어? 왜 이렇게 일찍 왔어. 여기 앉아서 TV 봐."

난 소파에 앉아 같은 곳을 보고 있었다.

"XX 씨, 언제 발령나?"

"전 이번에 발령 날 거 같습니다."

"그래? 축하해. 나랑 같이 가겠네."

'?????????? 이게 무슨 소리지?'

"네? 이번에 가신다고요?"

"어... 이번에 장탈(발매기에서 지폐와 동전을 꺼내는 작업) 하다가 허리를 삐끗해서..."

'...........'


그동안 털었던 지폐/동전 장탈을 얼마나 많이 해왔는가. 그것도 이곳을 거쳐간 많은 직원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난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 물론 수입금이 많은 역이라 장탈을 하면 동전이 많다. 하지만 허리를 삐끗할 정도의 사유로 발령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사는 만사.


난 생각대로 발령이 났다. 6호선이라고 하지만 4호선 환승도 있고 사업소가 있는 주재역이었다.

선배는 어떻게 됐을까? 정말로 발령이 났다. 그것도 사업소 내에서 가장 편하다는 곳으로 갔다.

이럴 수가! 역에 같이 근무하던 직원들은 허탈해하는 표정이었다.


선배 직원은 사업소 인사담당자를 찾아가서 자신의 고충을 토로했다고 들었다. 그리고 다른 능력도 가지고 있었다. 바로 '골프'였다. 상당한 골프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기술로 상급자들과 인맥을 형성했다고 한다. 지금은 모두 퇴직한 사람들이자만, 당시에 남겨진 직원들은 욕만 할 뿐 다른 표현을 할 방법이 없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어떠한가. 아직도 발령에 대한 신뢰는 적다. 누군가 개입해서 분탕질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이 많다. 102 보충대 시절이 생각난다. 각 사단을 배정할 때 공정함을 보여준다고 공개 추첨을 했었다. 그렇게 해야 공정함이 유지될까 싶다.


최근에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에게 인사를 맡기면 어떤 일이 생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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