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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와붕가 Jan 31. 2024

기후동행카드 대란.

추후 입고 예정입니다.

오전부터 카톡이 터졌다.


내가 속해있는 회사 단체방에 카톡이 쌓여 있었다. 일어나서 무슨 일인가 갸우뚱했다. 기후동행카드를 판매 시작한 날이었다. A조 근무인 동기 2명과 주간 지원을 나간 1명(총 3명)이 기후동행카드를 이슈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주로 너무 많이 몰려서 목이 아프다는 둥 예전 매표 시절로 돌아갔다는 둥 다른 역에 없어서 자기 역으로 왔다는 둥.. 난리도 아니었다. 인기를 끌거라 생각은 했지만, 이런 쏠림은 예상하지 못했다. 기후동행카드는 이미 전부터 편의점에도 팔고 있었고, 모바일 어플로도 발급받을 수 있다.


B조 출근.


난 이날 저녁 출근이었다. 내가 근무하는 역은 상대적으로 한산해서 초기 물량 50매에서 얼마나 팔렸을지 궁금했다. 이날 대형역은 몇 천매는 우습게 팔고 있었다. 직원들이 얼마나 고생했을지 상상이 갔다.


출근해서 우선 카드 재고를 파악했다. 17매가 남아있었다. 역시 우리 역은 달랐다. 그런데 교대를 하자마자 카드를 구입하고자 방문하는 승객이 오기 시작했다. 


"여기 기후동행카드 있어요?"

"네. 3천 원입니다. 이용안내서 꼭 읽어보세요."

"카드로 안 되나요?"

"안됩니다. 현금으로 부탁드립니다."

"계좌이체는 안 되나요?"

"안됩니다. 현금으로 부탁드립니다."


이런 유의 질문과 답이 계속됐다. 2시간 정도 지나자 모두 팔렸다. 


[기후동행카드 전량 판매됐습니다. 추후 입고 예정입니다.]

라는 안내문을 안내센터 정문에 부착했다.


잠깐 이었지만 계속되는 안내로 목이 말랐다. 옛날 매표를 어떻게 했나 싶다.


한 달 무료 카드.


지하철+버스= 62,000원

지하철+버스+따릉이(자전거)=65,000원


그래 좋다. 그래서 누가 좋을까 생각해 보았다.


1. 주 5일 이상 출근하는 직장인.

2. 버스와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 대학생.


그리고 가장 이득을 많이 보는 곳은 바로!!


T머니 회사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생각났다.

왜?

카드를 잃어버리거나 잔액이 얼마 안 남아 버리는 승객들이 있다.

그렇다면 그 돈은 어디에 쌓이겠는가.


오해 그리고 날로 쌓이는 적자의 늪.


서울 시장에게 한 기자가 이렇게 질문했다.


"기후동행카드가 실시되면 적자는 더 커질 텐데 어떤 식으로 운영하실 생각이신가요?"

"네, 시에서 50%, 관계기관(서울교통공사) 50%씩 재정을 책임지고 운영하겠습니다."


T머니 다음으로 이득을 볼 사람은 누구일까? 아시리라 믿는다.


우리 직원들은 카드를 팔 때마다 적자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도 노인 무임승차로 해마다 적자가 몇 천억이 쌓이고 있다. 


최근 대한노인회장과 이준석 대표의 아침 토론을 봤다.


대한노인회장은 노인들의 복지를 줄일 생각을 하지 말고 지하철 직원부터 [구조조정]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어르신~ 저희는요. 가장 많은 승객들을 상대하면서 이제는 동종기관에서 제일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서교공 직원입니다. 기관평가급도 제일 낮습니다. 

저희는 건드리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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