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와붕가 Jun 11. 2024

베프에게 차단당함

왜 그랬을까?

차단당하기 전 마지막 만남.


이 친구는 전에 말한 미국 밈 주식으로 1천만 원 이상을 날려버린 당사자다. 초등학교부터 지금까지 만남을 이어가고 있었다. 중간중간 위기도 있었지만, 슬기롭게 잘 넘어갔다. 친구도 공단에 다녀서 시간내기가 수월했다. 그래서 같이 등산도 다니면서 개인적인 얘기들을 자주 터 놓았다. 가족, 회사 이야기를 숨김없이 말하는 친구였다.


마지막 만남이 있던 날, 친구는 교육을 마치고 내가 근무하는 곳으로 왔다. 미리 예정된 약속이었다. 주변 맛집을 tv를 통해 알게 돼서 만남을 추진했다. 친구는 술을 평소보다 적게 마셨다. 맥주 1잔에 소주 3잔이 전부였다. 나도 맥주 1잔과 나머지 소주를 마셨다. 


평소 하던 주식 얘기와 가족 얘기로 잔을 기울였다. 어떠한 다툼도 없었다. 1차를 마치고 약국에 가서 친구와 상쾌환을 먹었다. 술이 간에 기별도 가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만큼 친구는 속이 신경 쓰였나 보다.


집에 돌아와서 톡방에 "잘 들어갔어?"라고 남겼다. 친구는 "어. 너도 잘 갔어?" "응" 친구와 마지막 대화가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이 방에는 다른 친구도 한 명 있다. 똑같이 초등시절부터 함께 했던 친구다. 


이상한 느낌, 차단당한 사실을 알아내다


우리는 사소한 톡을 자주 보냈다. 만남을 하고 난 다음부터 친구는 내가 보낸 톡을 읽지도 않고 대답도 없었다. 며칠이 지나 하도 이상해서 전화를 했다. 통화가 가다가 끊겨 버렸다. 문자를 보내자마자 1이라는 숫자는 바로 없어졌다. 난 문자를 바로 봤다고 생각했다.


카톡 프로필 사진이 없어졌다. 이상해서 혹시나 하고 찾아봤더니 상대방이 나를 차단할 경우 그렇게 표시된단다. 톡방에 있는 다른 베프에게 전화가 왔다. 안부 인사를 건네며 친구 이야기를 꺼냈다. 자기는 아직 프로필 사진이 살아있다고 말했다. 친구는 전화를 해보고 다시 전화를 주겠다고 했다.


"나도 해봤는데 전화를 안 받네? 이 자식 무슨 일 있는 거 아냐?"

이후 친구는 다시 톡방을 만들어서 친구를 불러냈다. 하지만 친구는 방을 나갔다. 그러고 나서 다른 베프인 친구도 차단시켜 버렸다. 


차단시킨 친구에게


무슨 힘든 일이 있기에 이런 상황을 만들었냐.

친구들에게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나 보구나.

알았다.


이해가 안 되지만 언제라도 돌아와라.

우리 웃고 떠들며 위로해 주었던 시간이 소중하지 않냐.

이 써글놈아.


너의 정신세계가 워낙 독특해서 남들이 우습게 봐도 우린 친구로 남았다.

왜 외로움을 자처하냐?

친구야 숨고 싶니?


다시 너의 스키 타는 프사를 보고 싶구나.

난 아직 널 차단시키지 않았다.

솔직히 처음에 황당해서 널 삭제해 버리고 싶었다.

그래도 이유를 들어보고 싶구나.


친구야,

언제라도 전화해라. 

욕먹을 준비도 하고.. 


작가의 이전글 개별종목 투자는 쉽지 않다 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