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절은 언제나 옳다?
2020년 코로나가 발생하고 주식시장은 폭락과 급등을 반복했다. 주식에 대해 몰랐거나 실패했던 투자자들이 몰려왔다. 방송 예능에서 주식이 주제로 자주 등장했다. 사람들의 관심을 공중파 방송을 보면 알 수 있었다.
폭락을 견뎌내고 '유한양행'으로 작은 수익을 맛보았다. 매일 산업과 종목에 대한 리포트를 읽고, 유튜브를 보면서 주식에 대한 공부를 했다. 주식 시장은 너무도 좋았다. 매력적인 종목을 선택해서 매수만 하면 올랐다.
나를 포함해서 누구나 돈 복사를 하던 시기였다. 반면 착각하기 좋은 시절이었다.
거듭되는 성공에 자신감을 얻어서 아내에게 적금을 깨자고 했다.
"여보야 우리 적금 깨서 주식에 투자하자"
"무슨 말이야. 주변에서 주식해서 망했다는 이야기 못 들었어!"
"우리 이러고 살 거야? 지금 적금하면 바보소리 들어"
"그러다 잘 못 되면! 어쩔 건데"
점점 서로의 목소리가 높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내 고집을 꺽지 못했다.
그렇게 적금으로 모은 돈 4천만 원이 생겼다. 순수히 내 돈만으로 하는 투자 방법과는 달라야 했다. 단단하고 버팀목이 돼 주는 주식을 원했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주식(네이버, 카카오, 엔시소프트)과 백신 테마 주식이 불을 뿜었다.
반대로 삼성전자는 다른 주식과 달랐다. 지루하게 옆으로 횡보를 했다. 무엇보다 분기 배당에 5% 가까이 되는 배당률이 눈에 들어왔다. 리포트를 보면서 내년에 특별배당 이슈도 얻어냈다. 반도체 품귀현상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올라갈 거라 생각했다.
우선 4천만 원으로 분할 매수를 했다. 그리고 매월 40만 원씩 적립식 투자를 결정했다. 내가 아무리 아내에게 말해도 못 미더운 눈으로 날 바라봤다. 그렇게 무겁던 삼성전자도 조금씩 꿈틀대기 시작했다.
그 해 11월이 오면서 삼성전자가 슬금슬금 올라가기 시작했다. 주식이 올라가면서 시장의 이슈를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카카오와 더불어 국민주식으로 떠올랐다. 언론에서는 삼성전자의 장밋빛 미래를 전망했다. 유튜브에 나오는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적정 가격을 높이 올려놨다.
새해 1월이 봉우리의 끝이었다. 이때 아내도 라디오로 삼성전자 주식의 소식을 알았다.
"이제 팔아야 하는 거 아니야?"
"무슨 소리야. 삼성전자는 장기투자하는 종목이야"
"왠지 팔아야 될 거 같은데..."
사랑하는 아내의 말을 들었어야 했다. 나도 언론에 유명 전문가들의 말에 취해있었다. 수익률은 덤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매물을 쏟아냈고, 개인 투자자들이 전부 받아냈다. 느낌이 이상했다.
끝내 팔아버렸다. 장기투자 원칙을 깨뜨렸다. 수익금은 2천만 원을 얻었다. 이기고도 진 게임 같았다.
아내에게 보고를 했다. 물론 아내에게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내가 그때 팔라고 했지!"
"역시 여자의 감은 놀라워.. 기념으로 저녁 외식 어때?"(쭈글이 모드였다)
지금은 모두 미국에 투자하고 있지만, 가끔 삼성전자 주가를 확인한다. 그래도 내게 큰 수익을 안겨준 국가대표 주식이다. 삼성전자를 가지고 있는 개인 주주들이 지금도 많은 걸 알고 있다. 앞으로 오를지 내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너무 고통받으면서 장기투자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