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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와붕가 Sep 19. 2024

연장운행 해야 할까?

단 한 명의 승객이라도 모시겠습니다.

연장운행 하는 날.


언제부턴가 이벤트가 생기면 자연스레 연장운행을 했다.

여기서 이벤트는 보신각에서 종 치는 날, 눈이 많이 오는 날, 비가 많이 오는 날, 명절 당일과 다음날, 김포공항에 비행기가 늦게 도착하는 날이다.


연장운행을 한 번 맛본 저 위에 계신 분들은 이제 이 도구를 계속 이용한다. 제가 이렇게 시민들을 위해 고민하고 애씁니다. 정착이 돼버린 정책이다. 입사 당시만 해도 지하철은 자정이면 거의 모든 역이 셔터를 닫았다.


이제는 평일 1시까지 다니는 지하철이다. 거기다가 이벤트가 있는 날에 추가 1시간을 더한다. 새벽 4시 정도에 지하철은 영업준비를 한다. 차라리 밤을 새우고 수당을 주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2시간 동안 편히 잠을 이룰 수 없다.


연장운행 하는 날, 막차를 보러 승강장에 내려간다. 막차를 보러 온 직원과 역사를 청소하는 분들만 보인다.

그렇게 마지막 열차는 도착한다. 우리 역에 내리는 승객은 단 1명도 없다. 열차 안을 보면 휑하다. 


이렇게 나가는 비용은 어디서 나올까? 그렇다. 세금이다. 이런 곳에 쓰이기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더 가기를 바란다. 새벽까지 지하철을 이용하는 귀성객은 거의 사라졌다. 다른 교통수단도 많다. 그리고 명절에 모여서 간단히 밥 먹고 헤어지는 게 일상이 됐다. 오래 있으면 싸움만 난다.


나는 이번 연장운행 근무를 운 좋게? 비껴갔다. 새벽 2시까지 근무한 야간근무자들을 교대하러 주간근무로 나간다. 잠을 이루지 못한 그들의 표정을 보면 안타깝고 충분히 이해가 간다. 명절이 따로 없는 직장인들이 곳곳에 있다. 소방, 경찰, 공항, 기차, 지하철 등등... 


싸이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힘들어도 간다. 여보 얘들아 아빠 출근한다."


이번 명절도 "수고하셨고, 애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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