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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토끼 Nov 06. 2017

#37 먼 꿈이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새로운 영어 모임을 시작했다. 다들 각자 꿈이 있고 목표가 있다. 그래서 영어 실력을 늘리고 싶어한다. 내겐 영어가 그다지 중요한 것 같지 않지만 일종의 취미이다. 따로 세운 목표는 없고 이전보다 조금 나아지길 바라는 욕심은 있다.
32살 오빠 A는 의사가 되고 싶어한다. 현재는 공무원이다. 행복을 위해 고민하고 미니멀리스트로 산다. 결혼은 포기했다고 한다. 그것이 A의 꿈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외국으로 유학을 다녀오고 한국에 와서 의사가 된다는 커다란 계획 속에 결혼은 없다.
23살 B도 편입을 해서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아버지가 의사이고 집안에 의사, 변호사가 많단다. A가 B에게 학비 문제에 대해 물으니 그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아버지가 돈이 많으시다고. 이미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던 B는 의사가 되는 것이 A보다 조금 더 어렵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나는 A의 꿈이 본인에게 독이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경험해본 바 잡을 수 없는 먼 꿈은 고통스럽기 때문이었다. 작은 행동이 미래에도 영향을 미칠까 싶어 스스로를 제어하고 관리했었다. 끈기가 부족했는지 자꾸만 무너졌다.
여전히 작가를 꿈 꾸고 있지만, 뭐 쉬운 일인가. 일단은 행복이 우선이다. 인생의 목표 같은 것이 그리 중요한가 싶다. 불행을 겪고나니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인 것을 알았다. 
다만, 불행에서 조금 더 멀리 떨어지는 것이 꿈에 매달리는 것보다 정신 건강에 이롭다. 목표에 집착하다 보면 현재의 시간들이 희생되기 때문이다.
사람 인연은 물 같이 흐르는 거란다. 나의 인생도, 사람들의 인생도 그렇게 흘러 흘러 자연스럽게 원하던 목적지로 이르렀으면 좋겠다. 
언젠가 내가 꿈을 잡는 그 날에 마치 이렇게 될 것을 알았다는 듯이 행동하련다. 내가 인생에서 가장 이루고자 했던 그 꿈은 현재 희망은 아니더라도 이제는 함께 동행할 수밖에 없는 소중한 친구같다.


저 멀리 있는 우리의 꿈이 시간을 타고
꺼지지 않는 촛불 같은 희망을 싣고 이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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