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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토끼 Jun 22. 2020

#61 힘들지만 괜찮아

-6년 반 몸담은 회사와의 이별


오전 9,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준다. 그곳 생활에  적응한 터라 오후 4시까지 황금같은 자유가 주어진다. 집으로 돌아와 일단 몸을 뉘이고, 핸드폰을 만지다  시간을 허비한다. 그야말로 방구석 폐인이다


불과   전만 해도 복직을 준비하며 많은 일들을 해냈다. 타이트한 일상에 맞추려 새벽운동을 했고,  시간도  활용했다. 그런데 복직하는 동시에 퇴사를 하게 되면서 구질구질한 모습으로 이별을 겪어내고 있다


 관두게 된걸까. 6   담았던 회사는  일부였다. 그러나 휴직기간 동안 많은 인원이 교체되었고, 생각같지 않은 환경과 대우에 자존심을 굽히지 못했다. 아니, 출근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조각난 마음을 숨길  없었다. 남편도, 가족들도 모두 나가지 말라고 했다. 이번만큼은 만장일치였다. 2주째인 지금 헤어진 연인의 전화를 기다리듯 회사의 연락과 소식을 궁금해하긴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앞으로 나아갈 타이밍이다.


공감가지 않았던 '82년생 김지영' 주인공이 되어버린건가 싶었다. 그런데 김지영씨와 나는 다른 점이  많다. 단지 결혼하고, 아이를 갖지 않았으면 조금  자유로운 회사 선택과 커리어를 쌓을  있다는 점을 인지할 뿐이다


회사와 이별하는 동시에 앞날을 계획하고 있다. 잃은  많지만 얻을  있으니 괜찮다고 스스로 위로해 본다. 아무래도 전업주부는 체질이 아닌  같으니 다시 공부를 하고 직장을 구할 생각이다. 조금은 전문화된 자격증을 따보련다. 이전의 직업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느낌으로 경력을 쌓아야지


결론은 괜찮다는 말이다. 서른셋 아줌마는 과거의 스물아홉 아가씨보다는 조금 느긋해진 것 같다. 절절매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 다행이다. 

인생은 해피엔딩, 새로운 모토가 되었다. 우여곡절 있는 행복이야말로 의미있다. 파란만장하고 번잡한 세월도 겪고 심심하고 외로운 시간도 견뎌야 비로소 윤택한 시절을 누릴만 하지 않겠는가.

 

다만 얼마간은 과자와 예능프로그램, 드라마가 가장 친한 친구가 될 것임은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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