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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이런 삶

재난시대

어제는 폭우 오늘은 폭염

by 혼란스러워

띠띠~ 휴대폰 알림음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재난 문자다. 어제는 폭우 오늘은 폭염 재난의 연속이다. 밤에 비가 거칠게 내렸다. 최대한 집 밖에서 들려오는 빗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잠자리에 누워 있다가 잠들었다. 새벽에 잠깐 깼을 때도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비구름은 온데간데없고 파란 하늘에 하얀 솜뭉치만이 떠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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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선 어느 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피해가 속출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사망자도 발생했다. 물질적 풍요와 기술의 편리를 누리는 이 시대에도 자연 재난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인간의 방어가 단단해질수록 자연의 공격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어느 쪽도 쉽게 포기할 것 같지 않다.


과거에 인간은 자연에 기대어 살았다. 지금은 자연을 거스르고 자연을 파괴하며 산다. 하지만 자연은 그런 인간을 내버려 두지 않는다. 자연은 원상태로 복구하려는 본능을 가진 것 같다. 인간이 더럽혀 놓은 땅을 씻어 내려고 하는 듯 비를 쏟아붓는다.

긴 역사를 보면 결국 화산폭발로 모든 걸 덮어 버린다. 언젠가 지구는 다시 회복될지도 모른다. 그러면 다행이다. 영영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간다면? 하지만 내가 없을 때 일이겠지. 아무튼 그런 일을 경고라도 하듯 어제도 오늘도 재난 문자 알림음이 울려댄다.


너무 많이 와서 무감각해진 재난 문자. 재난이 일상이 된 시대에 살고 있다. 먼 미래 역사책에는(역사 자료에는)이 시대를 재난시대라고 기록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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