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다이소 매장에 갔다. 날씨가 너무 더워 땀 좀 식히고 메모지도 사기 위해서다. 노트와 문구를 전시한 코너에 가서 메모지를 골랐다. 할 일 목록을 적기 위한 메모지와 책 읽다가 좋은 문장 나오면 적어서 붙일 포스트잇 두 가지 형태를 집어 들었다. 메모하는 습관 들이기는 몇 번 시도했는데 늘 실패로 끝났다. 성격상 꼼꼼하게 적어 놓는 일을 하지 못한다.
얼마 전에 책을 한 권 읽었는데 ‘투 두 리스트’라는 제목으로 말 그대로 할 일 목록을 적어 놓는 습관에 관한 책이었다. 매일매일 할 일, 하고 싶은 일, 하지 않고 싶은 일 등을 적어 놓고 실천한 것을 지워 나가는 습관을 들여서 여러 가지 일을 성취한 작가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메모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또 들었다.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은 점이 많다는 것을 익히 알면서도 왜 실천하지 못할까. 이번엔 꼭 꾸준히 해봐야겠다.
우선 메모지를 샀으니 지금 당장 시작하기로 하고 오늘 해야 할 일을 몇 개 적었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도 적었다. 오늘 하루 만에 할 일, 그리고 며칠 안에 할 일, 그리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 등등 생각나는 대로 적었다. 하고 싶은 일이나 해야 할 일은 구체적으로 적어야 실천하기에 좋다. 생각나는 문장이나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때그때 적어도 좋겠다. 생각은 많이 하는데 잊어버리면 그만이니 적어 놓으면 큰 재산이 되겠다. 일기를 쓰듯 어떤 내용이라도 적는 습관을 들여 보자. 그렇게 하다 보면 방향성도 정해질 것이다.
정리되지 않은 삶은 막연한 불안감을 준다. 불안감은 두려움에 기인한다. 두려움은 상대를 알 수 없을 때 커진다. 내 앞에 놓은 것들을 구체화해서 적어 보자. 업무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깜빡하고 놓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이번에 산 메모지는 작다 손바닥 안에 들어갈 크기다. 전에는 큰 걸 사서 한두 장 적다가 말았기에 이번엔 가방에도 갖고 다닐 수 있도록 작은 걸 샀다. 해야 할 일, 계획, 하고 싶은 일,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등등 내 마음을 메모해 보자. 내 마음이 어떤지 나도 모르니까. 내가 나에게 쓰는 편지라 생각하고 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