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 2024. 10. 27.
https://youtu.be/kZGQttsbFqk?si=enuEXtK1rkt9Mf2Z
우리는 손 마주 잡고 계절의 한가운데를 거닐었어요.
당신은 본인의 손이 못생겼다고 말하곤 했어요. 남자 손 치고는 작고 하얗고, 시루떡처럼 다소 두툼한 손.
그렇지만 나는 부드럽고 힘 있는 당신의 손이 참 좋았어요. 당신의 손을 잡고 걸으면 내가 주인공 같았거든요.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조차 아름다운 무대 같았지요. 함께 다니면 든든하고, 어디를 가든 즐거웠답니다.
그리고 당신은 그런 사람이었어요.
나지막하게 부르는 노래를 들려주던 사람. 얼음 속에 타오르는 불꽃같은 사람.
당신은 나에게 활기찬 봄, 향긋한 여름이자 차분한 가을이고, 고독한 겨울이었어요.
그래서 그런가 봐요, 내가 당신을 쉽사리 지우지 못하는 것은.
나의 모든 감각과 온도, 분위기, 계절로 뚜렷하게 기억되는 그런 사람을, 내가 어떻게 잊을 수 있단 말인가요.
눈부시게 반짝거리는
싱그러운 향이 가득한
어느 봄날 강가를 걷고 있을 때
그날따라 듣는 음악도
내 맘처럼 흘러나오고
따듯한 바람에 둥실 맘이 떠갈 때
나도 모르게 두 눈이 조금씩 젖어 갔네
누군가 볼까 잠시 멈춰 섰네
아름다운 것일수록
그만큼 슬픈 거라고
어쩌면 그때 우리는
아름다움의 끝을 피운 걸까
울어도 되는 걸까
이렇게 눈부신 날에
불러도 되는 것일까
고이 간직했던 그 이름
사각사각 바스러지는
노란 빛깔 낙엽 가득한
어느 가을 공원을 걷고 있을 때
그날따라 듣는 음악도
내 맘처럼 흘러나오고
서늘한 바람이 머리를 간질일 때
나도 모르게 두 눈이 조금씩 젖어 갔네
누군가 볼까 잠시 멈춰 섰네
울어도 되는 걸까
이렇게 볕 좋은 날에
불러도 되는 것일까
애써 잊고 있던 그 이름
난 얼마나 걸었을까
어딜 향해 걷는 걸까
날 기다리고 있을까
마냥 빙빙 돌고 있을까
함께 걷자고 했잖아
나란히 걷자 했잖아
이토록 날이 좋은데
여전히 난 홀로 걷는다
가사 출처: 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