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Her)

에피톤 프로젝트, 2014. 12. 16.

by Rain Dawson

https://youtu.be/5l-DFl-Y0ic?si=JpeJwEt_v0kf6ML2

그녀, 에피톤프로젝트



너는 나와 함께 있는 것이 ‘휴식’이라고 했다. 그땐 미처 말하지 못했지만, 나도 그랬다. 네 옆에 있을 때면, 고단한 일상으로부터 한숨 돌리는 것 같았으니. 내가 네 쉼표라는 사실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평생을 그렇게 너에게 쉼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못 본 척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이를 조금씩 갉아먹는 균열들을. 모른 척하면 사라질까, 애써 고개를 돌렸다. 네가 부르던 내 이름, 웃으며 건네던 시선이 그때와 다르지 않아 보여서. 아무것도 묻지 않는 게, 나로서는 최선의 방어였다.


하지만 내버려 둔 병처럼, 균열은 천천히 퍼져갔다. 너는 매일 조금씩 멀어졌고, 나는 끝내 붙잡지 못했다. 결국 우린 서로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섰다.


그런데도 넌 내 일상에 남아, 지워지지 않는다. 네 이름과 닮은 글자 하나만 봐도 눈을 뗄 수 없고, 어떤 형태로든 네 흔적이 된 것들은 여전히 나를 붙잡아둔다. 네가 좋아하던 음악을 들을 때, 함께하던 것들을 마주할 때면 나도 모르게 슬픔에 잠긴다.


내 이름을 부르던 목소리, 나를 보던 그 눈빛이 이렇게 또렷하게 남았는데, 귓가에 맴도는 것 같은데, 손 닿을 듯한데. 그 많은 기억만 남겨두고 나는 어떻게 하라고. 살아가다 문득 네가 그리워지면, 이 외로움이 가슴에 밀물처럼 들이닥치면, 무엇으로 나를 달래야 할지조차 모르겠다. 내 남은 날 동안 살을 에는 그리움을 안고 갈 자신조차 나에게는 없다.


나를 ‘휴식’이라 했던 너의 부재를 어떻게 견뎌야 할까. 그리고 나에게는, 이 모든 걸 오롯이 견뎌낼 힘이나 있는 걸까.









나는 너의 아주 오랜 쉴 곳이기를 바랬었네

언제라도 같은 꿈이길 믿었는데

이해할 수 없는 말로 넌 멀어지네


너와의 모든 것이 무너진 듯

함께 나눈 시간마저도 부서지고

같이 그린 그림조차도 사라지네

내게 남은 흔적들만이 날 바라봐

어쩔 수 없다고


기억해

나를 부르는 널

내가 부르는 널


잊으려 했던 건 아니야

널 지우려 했던 건 아냐


문득 네 이름처럼

내겐 피할 곳이 없어

혹 슬퍼지는 마음일 거야


기억해

나를 부르는 널

내가 부르는 널


잊으려 했던 건 아니야

널 지우려 했던 건 아냐


문득 네 이름처럼

내겐 피할 곳이 없어

혹 슬퍼지는 마음일 거야


나는 너의 아주 오랜 쉴 곳이기를 바랬었네

언제라도 같은 꿈이길 믿었는데

이해할 수 없는 말로 넌 멀어지네


너와의 모든 걸

기억해

나를 부르는 널

내가 부르는 널


잊으려 했던 건 아니야

널 지우려 했던 건 아냐


문득 네 이름처럼

내겐 피할 곳이 없어

혹 슬퍼지는 마음일 거야


너와 만들던 집은 이제

완성하지 못한 채 끝내


함께 한 것만으로 나는

너의 모든 순간을 나는


기억해

나를 부르는 널

내가 부르는 널


잊으려 했던 건 아니야

널 지우려 했던 건 아냐


문득 네 이름처럼

내겐 피할 곳이 없어

혹 슬퍼지는 마음일 거야


기억해


가사 출처: 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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