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쩍네요 허허
10킬로 달리기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 처음엔 격일로 뛰다가, 이제는 4일에 한 번. 요 며칠 장맛비에 못 나가다가, 오늘 오랜만에 뛰었다.
비 맞은 솜처럼 몸이 무거워서 오늘은 거의 걷듯이, 살방살방 뛰었다. 아래 노래 Tiny Tim의 Tiptoe Through the Tulips처럼, 그야말로 “발끝으로 살금살금 튤립 사이를” 걷듯이.
https://youtu.be/zfLU3Mv_O9w?si=OwN5M-OwkkUQ5QF7
내가 뛸 때 바닥만 쳐다본다는 걸 인지한 터여서, 요샌 전방 15미터를 쳐다보며 뛰기 연습 중이다.
그 덕분에 지나치는 사람들의 얼굴도 가끔 보곤 한다.
항상 가는 코스엔 ㅇㅇ터널이 있다.
거길 두 번 지나는데, 두 번째 지날 때가 6~7킬로 지점이다.
터널 안을 지날 때, 맞은편에서 남자와 여자가 걸어왔다. 꿋꿋이 앞만 보며 지나가려는 찰나—(라기엔 속도가 꽤 느렸지만) 갑자기 남자가 나를 쳐다보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엥? 이게 무슨 상황이지?
그 짧은 순간, 꽤나 혼란스러웠다.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그 남자는 “대단하세요! 아까 저기서도 봤거든요!” 하고 웃었다. 옆의 여자는 그의 행동이 민망했는지 고개를 숙이고 웃고 있었다.
나는 어쩔 줄 몰라 “네ㅎㅎ” 하고 긁적, 하며 지나쳤다.
모르는 사람, 앞으로도 모를 사람의 스쳐 지나가는 응원. 그 박수에 잠시나마 힘이 났다.
(그리고 곧, 이후 3킬로도 은은하게 계속 힘들었다.)
정색한 얼굴로 뛰고 있었을 낯선 나를 향해 용감히(?) 박수 쳐주고 응원해 준 그분의 용기(혹은 붙임성?)에 나도 감사와 박수를 드리고 싶다.
눈 마주쳤다고 시비가 일어나기도 하는 이 세상에서, 참으로 따뜻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