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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면서 나는 진로를 위해 전문자격증 취득하기로 했다. 대학에는 각종 시험, 고시를 준비하는 재학생과 졸업생을 지원해 주는 제도가 있었다. 학교 내에 별도의 독서실과 구내식당이 마련되어 있었고, 통학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기숙사까지 제공했다. 졸업과 더불어 여기서 공부한 지 어느새 2년이 다 되어간다.
수험생.
많은 사람이 수험의 과정을 거쳤거나 지금도 수험생 신분일 것이다. 수험생으로 사는 이 지루한 삶은 1년이면 충분할 줄 알았건만. 시험은 내 뜻대로 풀리질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음울한 동굴 같은 인간이 되고 있었다. 누가 돌을 던지고 소리를 질러도, 동굴은 그 돌을 삼켜버리고 소리의 메아리도 그때뿐 곧 적막만이 흐른다.
사람 만나는 걸 즐기고 잘 빼는 법이 없던 나는 사람들에게 점차 무심해졌고, 어쩌다 있는 친구들과의 모임도 꺼리게 됐다. 안정적인 자리를 잡아 저축도 하고 자기 개발에 힘쓰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나 홀로 도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견디기 어려웠다.
제리랑 있을 땐 이상하게 마음이 편했다. 편하다는 게 좋다는 것과 같지는 않았다. 그다지 관심은 없지만, 같이 있으면 마음만큼은 안정된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