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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지나고 2학기 개강이 머지않았는데 효진이가 뜻밖의 소식을 전해왔다. 집안 사정상 대학을 계속 다닐 수 없어서 자퇴한다고 했다. 반액 정도 장학금을 받아 2학기 등록을 마친 상태인데, 반환받고 고향으로 간다고. 따라서 이곳도 완전히 떠난다고 했다. 효진이는 뜬금없이 인터넷 메신저 아이디를 알려달라고 했다.
“자퇴해도 공부는 계속할 거예요. 핸드폰도 거의 전화만 되는 옛날 모델로 바꿀 거거든요. 메신저로 가끔 연락할게요.”
두말없이 메신저 아이디를 교환했지만, 마음이 착잡했다. 이 독서실은 따분한 감옥이긴 했지만 효진이와 있던 한 공간이기도 했고, 그 애가 더 이상 예전의 '제리'가 아니게 된 지금, 그 소식은 깊은 상실감을 자아내고 있었다. 이대로 그냥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급해졌다.
어릴 때 시골 친척 집에 방문했다가 근처 냇가에 혼자 놀러 나간 적이 있다. 맑은 물속엔 송사리 같은 물고기가 많이 있었다. 동네 형들은 그물로 민물고기를 신나게 낚았다.
나에겐 실오라기 비슷한 것도 없었다. 맨손으로 고기를 낚으려 해보지만,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잡았다 싶으면 손가락 틈으로 슝, 빠져나갔다. 고기를 잡기에 내 손은 너무 작고, 손아귀의 힘이 없었다.
멀리서 엄마가 저녁 먹게 들어오라고 했다. 땅거미가 지고 있었다. 정말 딱 한 마리만, 엄마가 와서 나를 끌고 가기 전에 딱 한 마리만 잡아보고 싶었다.
초조한 마음, 급해지는 손, 야속하도록 자유로운 물고기 떼, 어둠이 내려앉은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