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하지 않는 진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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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in Dawson

우리 대화의 흐름은 이러했다.


‘문자로 얘기한 그대로예요. 내가 상처받아도 좋으니까, 걔한테 내 마음을 알려주기라도 하고 싶어요.

오빠가 싫은 게 아니에요. 사실 오빠랑 학교에서 톰과 제리 같은 선후배 사이로 지낼 때, 나 정말로 편하고 좋았어요. 근데 오빠가 남자친구가 된 지금은 뭔가 불편하고 어색해요. 인지부조화(認知不調和)라도 앓게 된 사람처럼. 오면 안 되는 곳에 와 있는 기분, 안 맞는 옷을 입은 기분이에요.

이 연애 자체가 부담된다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어요. 참 좋아했던 선배인데,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 자체도 너무 미안해요. 정리하는 게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빠진다면 너랑 걔랑 잘 될 수 있는 거야? 그러면 그때까지만이라도 시간을 줘. 정말 잘 되면 내가 그때 물러날게. 잘 안된다면, 나한테 다시 올 수 있게.

내가 싫은 게 아니라면 옆에 있게 해줘. 시간이 오래 걸려도 괜찮아. 너를 아끼던 선배에서 네가 기댈 수 있는 남자친구가 될 수도 있는 거잖아. 노력할게. 지금 그 어색함은 과정이라고 생각하자.

나, 너한테 좋은 선배였다며. 네가 힘들 때 의지해도 돼. 그게 어떤 이유에서건. 그러다 보면 네 마음도 바뀔 수도 있는 거 아니야? 걔 때문에 헤어지려는 거면, 나한테 미안해서 그러는 거면, 난 괜찮아. 가책 같은 거 느끼지 마. 그런 이유로 이렇게 끝내진 말자.’


이번에도 진심이 통했다고 생각하지 말았어야 했다.


과거의 어떤 장면은, 아쉬움과 후회로 점철되어 있어서 돌아보기조차 곤욕스럽다.


내 말대로 해준다고 해서, 마음마저 따라온 건 아닐 수 있음을 알았어야 했다. 움켜쥐려고 해도 내 것이 아닌 건 손에 넣을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좀 더 빨리 받아들였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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