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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왔다. 본가에서 모처럼의 휴식을 취했다. 효진이와 만나고 싶은데 연락이 안 되니,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
<지금까지 큰어머니 도와드리느라 핸드폰을 볼 시간이 없었어요>
아침 일찍 한 연락에 자정이 다 되어서야 답이 왔다. 난 자다 말고 답장을 보냈다.
<아, 큰어머니 댁 갔어?>
<네, 친척들이 전부 다 모여서>
<착하네, 우리 효진이~ 피곤하겠다. 얼른 쉬어. 내일 연락할게, 잘 자>
오지 않는 답장. 잠들었겠거니, 한다. 어느 순간 효진이에게 문자가 계속 와서 신나게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깨어나 보니 꿈이었다. 밤새 내 핸드폰에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이튿날 인터넷 메신저에 접속해 있는데 효진이의 로그인 알림이 떴다. 내가 말을 걸기도 전에 효진이가 대화를 요청했다.
<오빠, 어디예요?>
<집이야. 큰어머니댁이야?>
<아뇨, 외삼촌 댁이요. 좀 아까 왔어요>
<그렇구나. 집에 언제 가? 나 다시 학교 가기 전에 한번 보고 싶은데, 만날까?>
<연휴 내내 친척 집 돌아다닐 거라 못 만나요. 명절 지나고 시간 맞춰봐요>
<그래, 어쩔 수 없지…>
<사촌 동생이 놀아달라고 해서 꺼야겠다. 9살인데 엄청 귀여워요. 또 연락할게요>
대화 종료.
... 우리가, 가까운 곳에라도 있으면, 참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