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e Than Fictions_파란 마음

Linda Linda Linda

by 식충



갑자기 어디선가 한 때 좀 먹어줬던 펑크록밴드의 신나는 베이스가 들려와 발걸음을 멈춘다. 슬그머니 어깨가 들썩인다. 그리고 별책부록처럼 그 선율에 엉겨 붙은 시간들이 슬금슬금 딸려 나오기 시작한다. 녀석들과 어깨동무하고서 시내 한복판에서 꼬인 혀로 '영원한 우정'같은 민망한 구호를 외치며 별 재미도 없는 시답잖은 농담에도 박장대소하던 날들이 마구 그리워지는 것이다.


하긴 그 때, 우리는 아직 사회의 출발선상에도 서지 못했던 시기였다. 이제 의기양양하게 술집에 입장해 자랑스럽게 민증을 펼치고 편의점 사장님의 시선을 피하지도 않고 떳떳하게 담배도 살 수 있었지만 그저 그 뿐. 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못되는 그 때의 우리에게 달려있는 꼬리표는 고작 후보생, 지망생, 예비생, 준비생, 미필.... 정도가 다였으니까. 그러나 별다른 금지도, 자격도 없는 그 무중력 상태는 우리를 놀랍도록 용감(혹은 무모)하게 만들어 주어 함께 있는 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친구아이가!


사실, 그 것은 순수라기 보다는 그냥 세상물정 몰라서 무식한 것에 가까웠지만 적어도 거짓은 아니었다.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까. 그래서 너저분한 계산과 구차한 위선에 조금 능숙해진 지금, 그 시절을 떠올리면 "참 좋았지"라며 갖잖게 우수에 젖어 농담처럼 헛웃음을 짓지만 솔직한 마음도 사실 그렇다. 중력에서 벗어나 둥실둥실 떠다녔던 그 때의 모습이야말로 온전한 자신이 아니었을까, 하고 진심으로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잠시 유체이탈을 한 사이에 좋아하는 곡이 벌써 끝났다. 나의 20대처럼 순식간에. 왜인지 펑크록은 대부분 곡이 짧고 간결하다. 하긴.... '길고 넉넉한'이라는 수식과 '신난다'는 감각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것도 같지만. 잡생각 말고 곡에 더 귀를 기울일 걸 그랬다. 그 잠깐 동안의 신나는 연주를 좀 더 열심히 즐겼어야 했다.



20060308

食蟲



시궁쥐처럼 누구보다도 상냥하고 시궁쥐처럼 무엇보다도 따뜻하게.

린다린다 린다린다린다
린다린다 린다린다린다

만약 내가 언젠가 널 만나 서로 이야기 하게 되면 그 때에는 부디 사랑의 의미를 알아줬으면 해. 사랑이 아니더라도 애정이 아니더라도 널 떠나지는 않아. 절대 지지않는 강한 힘을 나는 단 하나 가지고 있어.

린다린다 린다린다린다
린다린다 린다린다린다


- The Blue Hearts, <Linda Linda>中



Nobuhiro Yamashita - Linda Linda Linda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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