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코창작기금선정작
고요는 표적을 가졌다 움직이고 멈추고 잠잠해졌다
맨 처음에는 목초지에 내린 어둠을 둘러쌌으며 언덕 아래를 뒤덮은 진흙더미의 메탄 냄새와 섞였다
짐승의 사체가 오로지 혼자만의 온도에서 붕괴되는
고독의 절대적인 시간,
고요는 오두막까지 오르고는 가쁜 숨을 골랐다
끓어오른 바람이 서서히 식어가듯 고요는 완만한 나무계단을 밟으며 언덕을 내려갔다
고요의 뒤로 불빛이 어른거렸고 소년은 나쁜 꿈을 몰아내기 위해 두 다리에 힘을 주었다
이번에 고요는 잡목림 너머의 저수지를 표적으로 삼았다 납의 벽을 타면서 미세한 균열을 찾아냈으며 집요하게 파헤쳤다
고요는 수면에 떠 있는 안개를 밀어내면서 사방으로 퍼졌다 안개를 걷어냈을 때 고요는 더 이상 고요가 아니었다
소년은 몽유에서 깨어나 흙발을 털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