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코창작기금선정작
밤은 고요히 펼쳐졌다
밝은 주황이 능선에 멈추면서
녹의 시간으로 물러났다
회색의 아크릴은 밤과 바다의 경계를 덮었고
수면 아래로 잠기는 빛과 교차하며
물렁물렁해졌다 젖은 재의 몽롱한 냄새들이
포말로 부서지며 파도를 일으켰다
불규칙적으로 회전하는 세포들,
소년은
이 무질서가 물고기의 지느러미며
길이라는 것을 안다
한참 들여다보면
뭍으로 향했던 생물들의 의지가 보였다
그러나 바다는 가장 먼 곳에서 오고
마지막에 산산이 부서진다
바다를 바라봤을 때 소년에게 되돌아온 것은
밤의 지극한 눈이었다
나는,
소년의 눈에서 밤을 본다
바다가 오고 있다
바다가 서서히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