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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비내린 May 02. 2020

제로페이 쓰려다 책만 구입한 이유

제로페이 사용한 후기

재난긴급생활비를 신청할 때 선불카드와 지역화폐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나는 10% 혜택이 추가되고, 모바일로 쓸 수 있다는 생각에 무심코 지역화폐로 신청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제로페이 가맹점에다 해당 지역구에만 사용이 가능하단다. 꼼꼼히 살펴보지 않은 게 후회가 됐지만 이미 생활비는 받았으니 도로 선불카드로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바로 어제 제로페이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제로페이를 처음 사용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가맹점을 찾는 것이었다. 사전에 제로페이 후기를 살펴봤는데 '제로페이 가맹점이라 해서 찾아갔는데 제로페이가 안된다고 거부했다'라던가 '제로페이로 결제하려니 오류가 생겨서 카드를 꼭 들고 다녀라'는 얘기만 나오니 걱정이 앞섰다. 사용자가 가맹점 정보를 못 믿고 직접 알아봐야 한다니 짜증이 났지만 꾹 참고 쓸 방도를 찾아봤다.


가장 먼저 구글에 제로페이 가맹점을 검색했다. 제로페이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의 홈페이지가 상단에 보였다. 페이지를 누르니 가맹점 찾기가 보인다. 시도 > 시군구 > 가맹점명 > 업종 > 도로명 주소 순으로 입력하게 되어있다. 모든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조회가 가능하지만 드롭다운과 텍스트 필드로 구성되어 모두 입력해야 조회가 가능한 것처럼 느껴진다. 차라리 전체 가맹점을 보여주고 검색 필터를 제공하는 게 낫지 않나 싶다.


제로페이 가맹점 찾기 Flow


검색 결과도 보기가 불편했는데, 가맹점명과 주소 그리고 비고로만 적혀있어 당최 어디에 뭐가 있는지 알기가 어려웠다. 결국 세네 번 정도 가맹점과 지도 앱을 오가며 찾다가 포기하고 네이버 지도에서 가맹점을 찾기로 했다. 제로페이 결제로 사용하고 있는 비플제로페이와 비교했을 때 네이버 지도가 가맹점을 찾기 편리했다. 네이버 지도에서 '제로페이'로 검색하면 현재 위치 주변에 제로페이 가맹점을 표시해준다.


가맹점인 경우 아이콘 라운드 처리, 그림자, 크기 확대로 가맹점이 아닌 곳과 확연히 구분되게 했다. 아이콘만 봐도 대략 어떤 업종이 주로 분포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 편리했다. 비플제로페이도 네이버 지도를 사용하지만 업종 구분 없이 모두 갈색으로 표시해서 구분하기 어려웠다. 크게 확대해도 해당 지점을 눌러보지 않으면 가맹점 이름을 확인할 수 없었다. 


네이버 지도 VS 비플제로페이


처음엔 카페에서 제로페이를 사용하려고 했는데 두 가지 이유로 그만두었다. 하나는 가맹점이라 해서 가봤는데 이미 폐업한 경우가 있었고, 다른 하나는 평점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맹점이 한 곳에 몰려 있는 게 아니라 군데군데 흩어져 있기 때문에 하루 동안 제로페이로만 결제하려면 동선이 짧아야 해서 가맹점끼리 가까운 장소로 갈 수밖에 없었다. 카페를 갈 때 평점을 중요하게 고려하는데 내가 다녀온 지역만 그럴 수도 있지만 평점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가기가 꺼림칙했다.


음식점도 마찬가지로 지점마다 위생관리라던가 음식 맛이 다르기 때문에 제로페이가 가능하다는 것만으로 가기에는 불안했다. 결국 걱정 없이 구입할 수 있는 것만 한정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근처에 중고서점이 있어 이참에 평소 보기 힘들었던 종이책을 구매하기로 했다. 결제 과정에서 오류는 나지 않았는데 직원이 결제하기 전에 이 지역 상품권이 맞냐고 묻는 걸 보니 해당 구에서만 사용해야 하는 걸 몰라서 결제하는 손님들이 많은 것 같다.


긴급생활비를 받아서 쓰는 거지만 이후에도 굳이 사용해야 할지 의문이 들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고 결제하고 바로 나가는 거지만, 실제 경험하는 것은 가맹점을 찾는 것, 제로페이가 되는지 확인하는 것, 결제에 오류가 생길 것을 대비해 카드도 챙기는 것에서 불편을 겪는 것이다. 제로페이 사용이 확대되려면 이 세 가지를 우선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해보인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과 실제 경험하는 것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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