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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비내린 Jul 20. 2020

키노라이츠

불편한 사용경험 한 가지에 초점을 둔 신박한 신생 어플 (하)

상편에서 컬러테일러를 다룬 데 이어, 키노라이츠 앱을 소개하고자 한다. 상편을 아직 읽지 않았다면 먼저 읽고 하편을 감상하시길 권장한다.


OTT 종합 검색 플랫폼, 키노라이츠


지난 회사에서 팀장님이 OTT 콘텐츠를 모아서 보여주고 OTT 서비스에 연계해주는 서비스가 나올 것 같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필자는 당시 'OTT 플랫폼이 그런 정보를 쉽게 내줄까요? 나오기 힘들 것 같아요'하고 회의적으로 답한 걸로 기억한다. 러나 필자의 예상을 깨고 신박한 서비스가 나왔으니 그것은 바로 '키노라이츠'다. 단순히 콘텐츠만 보여주고 '이건 넷플릭스에 있고, 저건 왓챠에 있어요' 정도였으면 그렇게 흥미롭진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넷플릭스를 이용하면서 아쉬웠던 포인트만 쏙쏙 가져와 서비스에 담아놨으니 놀랄 노자다. 사용자 수가 충분히 많아져서 OTT 서비스와 딜할 정도가 되면 빠르게 성장할 서비스라 생각한다. 키노라이츠는 신뢰할 수 있는 평점/리뷰와 OTT 서비스 연결 두 가지를 핵심 기능으로 선보였다. 첫 화면을 봤을 때 다음과 같이 이 서비스의 핵심 잘 나타고 있다.


'스트리밍 다운로드 정보를 앱 하나로 모아보세요!'


OTT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OTT 독점 콘텐츠가 많아질수록 어떤 니즈가 강해질까. 일일이 가입하기 귀찮은 사람들은 취향에 맞는 콘텐츠(혹은 주변에 많이 보는 콘텐츠)를 가장 많이 보유한 OTT 서비스가 뭔지 알고 싶을 것이다. 더불어 넷플릭스와 같이 국내 사용자 비율은 높지만 다른 사람의 리뷰나 평점을 확인하기 어려운 서비스의 경우 네이버나 구글 검색을 통해 우회해서 평점을 확인해야 했다. 이런 수고를 줄일 수 있다면 누구나 사용하고 싶어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키노라이츠 홈화면

키노라이츠는 평점을 숫자로만 표현하는 대신 '신호등'이란 독특한 컨셉을 제시했다. 신호등의 빨간불, 노란불, 파란불의 긍부정 의미를 차용해 평점이 높으면 파란색(여기선 초록색)을, 평점이 낮으면 빨간색을 쓴다. 유저가 따로 학습하지 않아도 어떤 콘텐츠가 평점이 좋고 나쁜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홈화면에 주로 강조하는 콘텐츠 요소를 살펴보면 다른 사람이 보는 것, 현재/이시간, 넷플릭스 세 가지이다. 화제성 있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지 않으면 대화에 끼어들기 힘든 경우가 많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정보를 교환하는 가치는 떨어진다.(완결이 난 작품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또 다른 작품들이 끊임없이 나오기 때문) 이 때문에 다른 사람이 뭘 보는지, 지금 많이 보는 콘텐츠는 무엇인지가 최대 관심사이며, 키노라이츠는 이를 잘 포착해 콘텐츠에 담은 것 같다.


넷플릭스만 따로 모은 점이 흥미로운데, 아마도 국내에서 넷플릭스를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키노라이츠가 제공하는 서비스


키노라이츠에서 가장 놀랐던 사용경험 두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하나는 OTT 서비스별 대여금액을 비교해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작품을 눌렀을 때 해당 서비스로 랜딩해준다는 것이었다. 전자의 경우 넷플릭스와 같은 정액제 서비스의 경우 대여금액이 의미 없지만, 그 외 대여나 구매가 가능한 OTT 서비스는 가격을 비교할 수 있어 저렴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블랙머니 작품의 경우 5개 OTT 서비스를 비교해서 보여준다.


작품 정보를 살펴보고 리뷰를 확인한 후 구독하는 OTT 서비스로 이동하는 과정 매끄럽게 이어졌다. 이미 앱이 설치되어 있으면 작품 상세 페이지로 이동하고, 설치되지 않거나 웹 기반인 경우 웹뷰로 보여준다.

현재 설치된 넷플릭스의 경우 해당 작품의 상세페이지로 바로 이동한다.
앱이 설치되지 않으면 구글플레이스토어나 웹뷰로 보여준다.


키노라이츠 하단 내비게이션 바에 '평가 늘리기'가 있다. 아직까지 평점과 리뷰가 충분히 모이지 않았기 때문에 접근성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평점을 매기는 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넷플릭스처럼 선호도를 반영하는 것, 다른 하나는 별점 1~5점 사이에서 선택하는 것이다. 평점은 보통 선호도나 별점 중 하나만 보여주기 마련인데 두 가지를 전부 보여주는 점이 특이했다.


키노라이츠 평점방식, 선호도를 신호등 평가로 정의하고 있다.


키노나이츠의 QnA에 따르면, 별점을 작품의 완성도로 측정한다고 한다. 다만 유저의 입장에선 선호도나 별점이 같은 기능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왜 두 번이나 평가하지?'라는 의문을 줄 수 있다. 별점 대신 '완성도'의 의미를 담은 평점방식을 제공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가령 로튼 토마토 지수의 경우 영화의 신선도에 따라 'Rotten', 'Fresh', 'Certified Fresh'로 나눈다. 음식으로 비유하면 쓰레기통, 가볍게 보기 좋은 스낵, 평범한 밥, 고급진 스테이크 등과 같이 재밌게 연상할 수 있는 아이콘을 보여줘도 좋을 듯하다.

출처: https://youtu.be/oQyKpOJhUKY


검색 필터의 경우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영상 콘텐츠의 경우 국가, 장르, 연대를 모두 고려하면 복잡할 수 있지반, 각각 독립적으로 설정할 수 있게 구분했다. 유저는 관심사에 맞게 필터를 선택하면 된다. 필터를 선택할 때마다 적용된 작품 수를 알 수 있는데, 작품수가 줄어들면서 원하는 작품들만 걸러졌다는 인식을 준다.


연대를 올해/작년과 연대순으로 보이는 점이 특이하다. 최신 영화를 즐기는 유저와 고전 영화를 즐기는 유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필터 방식이라 생각한다.


다른 OTT 서비스에 견제를 받는 건 아닐런지 걱정되지만, 한편으론 잘 된다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서비스이다. 한 앱에서 탐색과 시청 경험이 익숙해진다면, 유저가 작품을 보려 할 때 넷플릭스, 왓챠 등을 켜는 게 아니라 키노라이츠를 켜고 나서, 해당 플랫폼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키노나이츠는 OTT로부터 연결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사용자는 저렴한 가격에 좋은 작품을 찾을 수 있어 서비스를 반복해서 이용하는 식의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요즘엔 OTT 서비스를 여러 개 이용하는 사람도 있으니 OTT 독점 작이 뭐가 나왔는지 한눈에 알 수 있고 관심 있으면 결제도 유도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OTT 서비스는 더더욱 치열한 콘텐츠 확보 전쟁에 뛰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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