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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비내린 Jul 19. 2020

컬러테일러

불편한 사용경험 한 가지에 초점을 둔 신박한 신생 어플 (상)

온라인에서 제품 혹은 서비스를 구입하면서 '누가 이것 좀 앱서비스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특히 기존 앱서비스에서 제공하지 않는 검색정보가 그렇다. 이번에 소개할 컬러테일러와 키노라이츠는 특정 검색에 특화된 서비스들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필요한 정보만 담아서 인지 어떤 서비스인지 한눈에 알기 쉽다. 오랜만에 재미난 서비스를 만나 신나는 마음에서 두 어플을 소개하고자 한다.




립 검색 뷰티 앱서비스, 컬러테일러


아모레퍼시픽에서 만든 앱서비스. 화장품 기업에서 만든 서비스는 보통 자사 제품만 모아놓은 쇼핑몰인 경우가 많은데 컬러테일러는 오로지 '립'에만 초점을 맞췄다. 그저 '립'만 모아놓았으면 별반 다를 게 없는 서비스지만, 가지고 있는 립 제품으로 퍼스널 컬러를 찾아주고 그 색과 비슷한 립만 모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되었다.


앱을 실행하면 홈화면이 왼쪽 이미지처럼 나온다. 처음 화면을 봤을 때 눈에 띄었던 점은 상단 배너이미지 하단에 있는 '웜톤? 쿨톤? 퍼스널 컬러가 궁금하다면' 문구였다. 누르자마자 퍼스널 컬러를 분석해보라는 페이지가 가 열리고 아래 '내가 사용하는 제품 파우치에 담기'와 '퍼스널 컬러 확인하기'가 있었다.


아쉬운 점은 퍼스널 컬러를 진단하기 전에 로그인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퍼스널 컬러를 잘 알아맞히는지(이 서비스가 정말 가치가 있는지) 확인하고 난 다음 회원가입을 할지 말지 결정할 텐데, 그전에 회원가입을 요구하고 있어 진입장벽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단계에서 많은 유저가 이탈하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퍼스널 컬러 분석을 하기 전 로그인을 필수로 요구한다.

SNS로 간편로그인을 하면 세 가지 필수정보와 한 가지 선택정보를 요구한다. 회원가입을 할 때 SNS 로그인을 하고 추가정보를 요구하면 짜증이 나기 마련인데, 컬러테일러는 이름처럼 다소 파격적인 색조합으로 추가정보를 입력함으로써 재미있게 유도했다. 꽤 좋았던 경험은 '하단 버튼에 텍스트'였다. '확인', '다음'과 같은 딱딱한 용어 대신 '닉네임이 예쁘네요', '기억해둘게요!', '거의 다 왔어요! 힘내요'처럼 유저에게 말 거는 듯한 친근한 말투를 사용했다.


참고로 태어난 년도 디폴트를 2005년으로 한 것에 주목해보자. 2005년생이면 15살, 즉 Z세대를 겨냥한 앱서비스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필수정보인 닉네임, 나이, 이메일 입력 과정을 재미있게 구현했다.


마지막으로 퍼스널 컬러는 아직 퍼스널 컬러를 모르는 유저를 위해 선택정보로 두고 있다. 퍼스널 컬러를 선택하지 않으면 '나중에 할래요'를, 퍼스널 컬러를 선택하면 '지금 시작할게요!'로 다른 텍스트를 보여준다. 퍼스널 컬러도 계절에 맞는 이미지로 잘 표현한 것 같다.

퍼스널 컬러를 잘 모르는 유저를 위해 선택사항으로 뒀다.


자, 유저의 입장에서 힘겨운 회원가입이 끝났다. 이다음에 퍼스널 컬러 분석을 쉽게 해 줬으면 좋으련만 두 번째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소로 제품 검색창이 나왔다. 퍼스널 컬러 분석을 가장 쉽게 하는 방법은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는 방식이다. 하다못해 검색 하단에 추천 제품이라도 보여줘서 고민할 요소를 줄여줘야 하는데 빈 창에 검색어 입력란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요새 나오는 립 제품 네이밍이 길고 외우기 쉽지 않을뿐더러, 브랜드명보다는 제품 후기가 구매에 더 영향을 주는 만큼 제품명을 검색하는 방식은 사용경험에 좋지 않다.


필자의 경우 그나마 생각나는 삐아 브랜드를 검색해서 겨우 찾았다. 제품을 많이 담을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고 말하는데, 이걸 여러 번 반복할 생각을 하니 귀찮아서 한 개만 등록했다. 이렇게 되면 정확도도 떨어지고 만족감도 낮아진다.

홈화면 상단에 보면 '포토로 찾기' 기능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중간에 배너가 훨씬 눈에 띄기 때문에 유저가 이 기능을 먼저 사용할 확률이 낮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품 검색과 포토 검색을 같이 제공하면 위와 같은 안 좋은 경험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포토로 찾기는 '발색 사진 선택'이라 표시했지만 필자의 경우 '사진 촬영하기' 버튼에 눈길이 가서 설명을 보지도 않고 해당 버튼을 눌렀다. 처음에 이 기능이 제품사진을 찍어 인식하는 줄로 알았다. 아래 오른쪽 이미지는 필자가 제품명이 보이게 찍으려 시도했던 흔적이다.

포토로 찾기 기능


사진을 찍고 나서 다음 단계로 이동하니 그제야 립스틱 색상을 촬영해야 한다는 걸 인식했다. 포즈 구도 가이드처럼 사진을 찍기 전에 뚜껑이 열린 립스틱을 가이드로 보여주면 유저가 '제품의 발색을 확인하는 거구나'하고 알아채지 않을까 생각한다.

립스틱 뚜껑이 열린 구도를 가이드로 제공한다.


립스틱 사진을 찍고 나면 매칭 결과가 나온다. 이게 필자가 원했던 경험이었기 때문에 만족감이 높았다. 컬러의 정확도를 위해 세 가지 컬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했고, 사진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질감은 유저가 직접 선택하게 했다. 여기서 아쉬운 점은 바로 매칭 결과를 처음 봤을 때 유사한 제품 리스트를 찾기가 어려웠다는 점이다.


매칭 결과 페이지에서 아래로 슬라이드를 움직이면 정확도순으로 제품 리스트가 보인다. 그러나 사진과 컬러, 질감 선택란이 이미 한 화면에 딱 맞춰져 있어 아래로 내려봐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가 어렵다.

제품 리스트가 아래에 있는지 알기 어렵다.


아래처럼 입술 컬러 보정이 끝난 후 다음 버튼을 눌렀을 때 사진 크기는 중요하지 않으니 줄이고, 팝업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방식으로 리스트를 보여주면 어떨까 싶다.

제품 리스트가 보이게 개선한 UI


립 검색 서비스가 잘 되면 색조화장품으로 확장할 수 있을 듯하다. 색조화장품 전체를 검색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색조화장을 할 때는 보통 립만 하기보다 파운데이션, 아이섀도우 등이 조화롭게 어울리도록 고려한다. 따라서 기존에 많이 사용하는 컬러 조합을 모아서 특정 립만 선택해도 파운데이션, 아이섀도우 등 컬러 조합까지 가능해지지 않을까. 향후에 컬러테일러가 화장 고민까지 줄여주는 뷰티 솔루션 서비스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하편은 아래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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