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원 마케팅을 읽고서
갑자기 마케팅 관련 글이라니 당황은 잠시 접어두시고 마케팅을 공부하게 된 계기를 잠깐 설명드리려니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 사실 PM 초기에는 마케팅은 별개의 일로 생각했다. 마케팅팀에선 유저를 모으기 위해 SNS에 광고를 돌린다던가, ROAS 등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로 진입장벽이 높았던 게 사실이다.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에 일하면서 마케팅 성과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마케팅에서 하는 일에 관심을 가졌다. 마케터가 성과를 어떻게 내는지, 어떤 고민을 가지는지를 배우기 위해 여러 서적을 찾아보던 차에 '100만 원 마케팅'이라는 책을 읽는 기회가 생겼다.
이 책은 대기업에서 작은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규모의 조직에서 마케팅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한정된 예산에서 성과를 내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요즘은 이런 마케팅이 유행이라던가, 특정 광고 소재를 단순 나열식으로 소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보다는 현재 회사의 상황에 맞게 예산을 어떻게 분배할 것이며, 광고 채널의 특징에 따라 광고 조합을 어떻게 가져갈지를 잘 설명해놓고 있다. 만약 마케터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이 책을 참고해 광고 세팅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마케터라면 기발하고 창의적인 광고 소재 노하우를 알려야 하지 않나 싶지만, 요즘처럼 투자가 위축되고 비용 효율화를 중요한 시기에 기업은 마냥 광고에 비용을 태울 수 없다. 그러니 예산을 먼저 생각하고 전략적으로 어떤 채널에서 어떤 광고유형을 선택할지 정해야 하는 것이다. 광고 소재는 현재 사람들의 관심사, 트렌드에 따라 휙휙 바뀌고 만다. 마케터는 그 흐름을 놓치지 않고 매번 광고 소재를 실험하면서 사람들을 데려와야 한다.
광고비를 100만 원으로 시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에선 마케터는 비용을 쓰는 만큼 가져올 매출액과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처음부터 몇천만 원, 몇억 원으로 시작하다 실패한다면 작은 기업은 회사의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위험할 수 있다. 그러니 언제든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도할 수 있게,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더 많이 태울 수 있도록 최소한의 광고비로 시작하라는 것이다. 100만 원은 효율을 측정할 수 있는 최소한의 광고비라고 볼 수 있다.
광고비를 늘려야 하는 시점은 언제일까. 처음 설정한 목표를 달성했을 때이다. 광고를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는 매출액, 다운로드 수, 회원가입 수 등이 있다. 몇 명이 클릭했고, 몇 명에게 조회되었고 하는 지표는 부차적인 지표일 뿐이다. 마케터는 비즈니스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처음 설정한 목표를 달성했다면 예산을 두 배씩 늘리면서 광고 효율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한계점까지 올린다.
이 책에서는 그 밖에도 광고 유형별 실패사례를 공유하면서 마케터라면 실수할 수 있는 부분을 잘 짚어주고 있다. 마케터로서 성장하고 싶은 이거나 마케팅팀과 협업하면서 마케팅을 이해하려고 노력 중인 PM/PO라면 읽어볼 것을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