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대로 살기

2026년 새해 목표

by 꽃비내린

1월 1일에 아차산에서 해돋이를 감상했다. 친구들과 여행하면서 해돋이를 본 적은 있어도 혼자 해돋이를 보러 간 건 처음이었다. 영하 11도라 해서 해가 뜨기 전까지 기다릴 수 있을지 걱정이어서 안에는 히트텍을 입고 운동복 위에 퀼트재킷을 걸쳐 입어 만반의 준비를 했다. 걱정과 달리 오르막길 내내 땀이 나서 더웠다. 서울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라 그런지 온 동네 시민들이 새벽 일찍이 모였다. 해도 안 난 이른 날에 새해부터 참 부지런하다 싶었다. (그러는 나도 부지런하다..?) 해맞이 장소에 다 와갈 즈음 자리가 다 차서 돌아가야 한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점점 사람들이 주위에 멈춰 서서 자리를 지키면서 일출 즈음 지하철 만석에서 끼어 타는 느낌이었다. 일출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눈으로 해가 떠오르는 광경을 볼 수 있었으니 그걸로 만족하려 한다. 이번 글의 사진이 바로 올해 일출이다.


원래 새해에 목표를 세우진 않는 편이었다. 버킷리스트를 적어도 그때 이후로 보지 않기도 했고 막상 연말에 다시 살펴보면 전혀 다른 일들을 하느라 지키지 못한 일들이 많았다. 작년에 회고를 다시 시작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목표'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브런치에 올린 회고는 회상과 감상에 가까웠던 것 같다. 작년에 링크드인의 어느 PO가 올린 글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누군가는 같은 시간을 더 밀도 있게 경험하고 성장하는구나. 속으로 분했다. 즉흥적으로 일을 택하면서 의미 있게 보내지 못한 나날들이 아쉬웠다. 사는 대로 흘러가는 게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살고 싶어졌다. 올해부터는 목표를 정해두고 매달 회고에 어느 정도까지 왔는지 점검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2026년에는 웰니스, 관계, 재미, 재정, 커리어 5가지 관점에서 이루고 싶은 것을 정리했다.

웰니스

팔 근력 기르기 : 작년에 언니 집에서 인바디를 측정하면서 몸무게 대비 근력량 부족으로 진단받았다. 오우 근력이 이렇게 없을 줄이야. 러닝은 앞으로도 계속할 거지만 근력을 키우기엔 적합한 운동은 아니다. 아령을 사서 주 2회 정도 팔 근력 운동에 집중하려고 한다.

배드민턴 (?) : 러닝의 최대 단점,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지금처럼 영하까지 떨어지는 날씨에는 뛰기에 너무 춥다.. 실내에서 해볼 만한 운동을 찾고 있는데 그나마 근처 주민센터에서 새벽반으로 하는 운동이 배드민턴이다. 예전에도 배드민턴 재밌게 치기도 했어서 1개월 정도 수강해보려고 한다. 재미 붙이면 배드민턴도 꾸준히 해봐야지.

회사 간식 대신 건강한 간식 먹기 : 회사에 비치된 간식은 대부분 달다. 먹다 보면 혈관이 막히는 느낌이 들고 찝찝하다. 그렇다고 중간에 배고픔을 참기도 어려우니 조금이라도 건강한 간식을 찾게 된다. 다이어트 중에는 잘 참았는데 요즘 다시 먹게 된다. 올해는 회사 간식은 절대 먹지 않기, 대신 견과류/과일 등 건강한 간식 가져와서 먹기로.

새것보다 중고를 먼저 사기 : 트레바리 모임에서 추천한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 서핑을'이란 책을 읽었다. 읽는 내내 환경에 이렇게 진심인 회사였다니! 하면서도 스스로 환경 파괴적인 행동을 한 것에 반성했다. 이사 오면서 지겹다고 멀쩡한 물건 버려놓고 새것들을 잔뜩 사 온 나를 봐라! 아무튼 환경오염 문제에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하는 인간으로서 친환경적인 작은 실천이라면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이사 과정에서 당근마켓에서 나눔을 종종 했다. 줄곧 파는 것만 해봤지 구매는 안 해봤다. 이왕이면 오래 쓸 수 있게 중고를 사면 어떨까 싶었다. 요즘 스탠드 조명이 필요한 참인데 이것부터 중고로 도전해야지.


관계

매달 지인들과 최소한 한 번은 만나기 : 워낙 혼자 시간 보내는 걸 좋아해서 지인들과는 한 달에 만나는 일이 손을 꼽는다. 주변이들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는 요즘 내가 먼저 챙겨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당장 여러 약속을 잡기엔 부담이 크고 내가 낼 수 있는 에너지도 한계가 있어서 최소한 한 번은 만나기로 정했다. 올해 1월에는 같은 대학 출신인 PM을 만나려고 한다.

친구와 함께 여행 가기 : 서로 일이 바빠서 일정 맞추기가 어려워서 대부분 집에서 보거나 서울 시내에서 보냈다. 친구와 어쩌다가 여행을 주제로 얘기했는데 둘이서 해외여행을 간 적이 없어서 한 번 가보자는 운을 띄웠다. 올해 가능하다면 일본이나 가까운 나라에 여행을 가려고 한다.


재미

휘낭시에 만들기 : 카페에서 구움 과자 (휘낭시에, 티그레, 마들렌, 까눌레)를 먹는 걸 좋아한다. 회사 경영지원팀 S가 휘낭시에를 구워서 나눠줬다. 꽤나 맛있어서 한 번에 3~4개를 먹은 것 같다. 구움 과자는 별로 어렵지 않다던데 베이킹을 직접 해볼까 싶었다. 구움 과자 중 가장 좋아하는 휘낭시에로 먼저 도전해보려 한다. 휘낭시에 틀은 찜해놓은 상태고 적절한 시기에 시도를 해보겠다.

기타 QWER - Sincerely 완곡하기 : 기타를 1년 가까이 배우고 깨달은 점, 나는 기타에 재능이 없다. 하지만 기타를 치는 동안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다. 기타 학원에서는 진도를 나가야 하니 한 곡을 완주하기보다 그때그때 필요한 주법을 배우는 용도로 곡 일부만 배워서 아쉬웠다. 그래서 한 곡을 마스터해서 악보를 보지 않아도 칠 수 있는 수준이 되고 싶다. 욕심 내지 않고 한 곡만 우선 도전.

새 프로필 찍기 : 앞으로 외부 활동이 많아질 계획인데 소개할 때 쓸만한 프로필이 없다. 새로운 다짐 겸 업무상으로도 외부 활동에서도 어울리는 프로필을 새로 찍으려고 한다.


재정

돈 관리 : 제일 못하는 부분이다. 작년 말은 이사하면서 급하게 큰돈을 마련하다 보니 현금흐름이 좋지 못한 달이었다. 돈에 쪼들린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싶었다. 40대가 되면 막연히 회사를 떠나 자기 일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전에 안정적으로 돈을 모으긴 해야겠다 싶었다. 우선 작년을 기준으로 고정지출비를 확인하고 줄일 수 있는 것들은 줄이고 월 적금/투자/지출액 비중을 정하려고 한다.

투자 : 주식투자 생각만 해도 골치 아프고 어렵다. 정말 작게 토스증권에 넣어놓은 게 있지만 주식 차트를 보는 거나 주식을 사고파는 게 어려워서 그만둔 상태였다. 요즘 같이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적금만 하는 건 손해라고 얘기들이 나와서 투자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주식 차트를 매일 볼만큼 시간을 투자하긴 어려워서 배당주, ETF 위주로 해보려 한다.


커리어

PO회고클럽 운영하기 : 밀도 있게 성장하려면 의식적으로 사고하고 경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사수가 없는 회사에서 PO를 하면서 이론에서 알려주지 않는 실무적인 고민을 풀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그중 전 메타 PM이 사내 PM 서클을 만들어 매주 서로의 고민을 공유하고 조언을 받는 모임을 운영한 일이 떠올랐다. 요즘 AI에 질문하고 답을 구하는 세상이라 PM/PO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그래서 필요하다고 느낀 내가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링크드인에 PO회고클럽과 관련해서 수요 조사를 했다. 나와 비슷한 고민과 니즈를 가진 사람들이 꽤나 많다는 걸 알게 돼서 자신감이 생겼다. 나도 연차나 경험이 많지 않아서 비슷한 연차끼리만 해서는 도움이 되진 않을 것 같고, 시니어 PO분들을 게스트로 모셔서 모임을 진행해 보면 어떨지 생각하고 있다. 일단 한 분은 섭외 가능! 무려 11년 차 글로벌 회사에서 PM을 하시는 분이 오늘 연락을 주셨다. 너무 좋은 기회라 놓치지 말아야지.

트레바리 소설 쓰기 모임 : 작년 회고에서 말했듯 소설을 혼자 꾸준히 쓰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기로 했다. 트레바리는 일정 이상 모임에 참여하면 파트너 신청이 가능하다. 마침 소설 쓰기와 관련해서 읽고 싶은 책들이 있고, 트레바리엔 소설 쓰기 모임은 거의 없으니 금방 통과되지 않을까 긍정회로를 돌려본다. 후훗 트레바리 모임이 열리면 브런치에서도 홍보해 보겠다. 관심 있는 독자분들 신청하셔요!

바이브 코딩과 친해지기 : 요즘 AI로 기획부터 개발까지 한 사람이 수행하는 직업이 뜨고 있다. 나는 유행하는 기술에 따라 무작정 배우는 건 반대한다. 다만 현재 회사에서 리소스 문제로 풀지 못하는 문제들이 있는데 이 부분을 바이브 코딩으로 해결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한테 맞는 가계부 만들기로 시작해서 사내 자동화 툴까지 만들어 보려 한다. 나중에는 실제 운영 서비스에서도 바이브 코딩한 기능이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5가지 관점에서 올해 목표를 작성해 보니 일부 카테고리에 치우친 게 보인다. 어차피 계획은 계획일 뿐 상황에 따라 저 목록에서 빠지고 새로 추가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매 분기가 끝나면 목표한 것들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앞으로 꽃비내린의 활보를 지켜봐 주시길


해피 뉴이어!

올 한 해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