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비내린 Mar 25. 2020

나보다 한발 앞선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것

10일 차 자기발견

'나에게 묻고, 답하다' 매거진이 어느덧 3분의 1 지점에 왔다. 매일 글을 쓰다 보면 다소 외롭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같은 질문에 글을 쓰는 점에서 위안을 얻는다.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면서 도서관에서 주중 대출 예약 서비스가 중단됐다. 원래 이쯤에 읽으려 했던 계획이 뒤로 밀리면서 초조해졌다. 책과 오랜만에 떨어지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는 이야기에 늘 목말랐다는 것을 실감했다.


갑자기 빈 시간에 뚝 떨어진 것만 같았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람을 만나고 얘기를 나눠도 마음속에 무언가 빠진 것처럼 허한 감정이 들었다. 그때마다 한달 커뮤니티에 올려진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며, 같은 시간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고 안심했다. 가벼운 대화도, 뉴스거리도, 예능 방송 얘기도 좋지만 나는 사람 사는 얘기를 듣는 것이 더 좋았다.


직접 만난 적도 없고 온라인에 올려진 글에서만 봤지만 오래전에 봤던 사이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던 건 아마 어디서 쉽게 듣지 못할 속 얘기를 공유해서 이지 않을까 싶다. 나는 특히 자기 역사 연표에 대한 글을 읽었을 때가 가장 좋았었다. 평소에는 시간이 없어 다섯 분 내외로 글을 틈틈이 읽었지만 자기 역사 연표만큼은 모든 분의 글을 읽었다. 이런 이야기는 친한 친구 사이에서도 꺼내기 힘든 일이니까.


다들 살아오면서 한 번씩 굴곡점을 지났고 각자가 현재 선 지점은 달랐지만 자신을 이해하려는 의지만큼은 모두가 같았다. 한 사람의 방대한 역사를 접할 기회는 인생에 손꼽을 정도로 드물다. 그래서 용기 내어 솔직하게 자기 얘기를 드러낸 모든 분들께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는 '나보다 한 발자국 앞선 사람을 따르라'는 말을 좋아하는데, 한달에서 만난 동료들은 모두 내가 바라는 길에 한 발자국 앞선 사람들이었다. 한달에는 나와 생각의 결이 비슷한 분들을 많이 있었다. 그동안 내 주변에는 자기 계발을 한다거나 매일 꾸준히 뭔가를 성취하려는 사람이 없어 외로웠었다.


그래서 배울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모든 분들과 오프라인에서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아마 우리는 책 속의 주인공이 현실에 튀어나온 것 마냥 서로를 보고 신기해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이전 09화 내 삶의 전환점 3가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