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2005년 3월 7일
일주일 동안 수족구를 앓아서 유아원에 가지 못했던 랄라. 아빠가 출장에서 돌아오자 마치 언제 앓았냐는 듯 원기를 회복해서 우리를 놀라게 했던 랄라. 그런데 어제는 갑자기 콧물이 나고 몸에 미열이 있어서 감기약을 먹고 잠이 들었다. 하지만 코가 막혀서 괴로웠던지 밤새 몇 번 칭얼거리다 새벽녘부터는 다행히 잠이 제법 깊게 들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9시가 넘어서야 "엄마~~" 하고 씩씩하게 웃으며 방에서 나왔다.
이제는 유아원 친구들을 만나러 갈 수 있다고 말해주었더니, 랄라는 너무 즐거운 마음으로 세수를 하고 이를 닦고 머리를 빗는다. 옷을 입을 때도 얼마나 협조적인지 자기 스스로 알아서 팔다리를 쏙쏙 빼면서 흡족해한다. 랄라는 오늘 유아원에 신고 갈 초록색 운동화, 잠바에 달고 다니는 하늘색 벙어리장갑까지도 먼저 가지런히 현관 앞에 가져다 놓는다. 랄라부터 따뜻하게 완전 무장을 시킨 뒤, 나도 랄라처럼 편한 운동화를 신고 현관문을 나선다.
이불 냄새가 아직도 묻어있는 랄라의 따스한 손을 꼭 잡고, 차갑지만 상쾌한 아침 공기를 온몸으로 맞는다. 정신이 훨씬 맑아지고 나의 시야 또한 더욱 맑아진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웃는 랄라의 얼굴, 아직 녹지 않은 눈을 몇 번씩 밟아보며 장난치는 랄라의 초록색 운동화, 바람이 머물고 간 랄라의 앞머리. 랄라와 함께 토토로 주제가를 부르며 산책 가는 기분으로 걸어가는 등원 길. 아직 봄이 오는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내 마음속에는 벌과 나비가 날고, 민들레피고, 푸른 잔디 위에 촘촘히 피어난 토끼풀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