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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insonata Jul 15. 2022

봄날의 햇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2022년 7월 14일 목요일                                          


우리 랄라는 지금 한국의 어느 대학에서 여름학기를 수강 중에 있다. 스톰은 캐나다 출장 중이고, 나는 미국에 있으니, 현재 우리 가족 세 명은 각각 다른 나라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밤을 맞이한다. 그러다 보니 시차로 인해 엉뚱한 시간에 문자가 도착하기도 한다. 얼마 전, 랄라로 부터 문자가 왔다. "엄마, 지금 새로운 드라마를 한국에서 보고 있는데, 엄마도 좋아할 거 같아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추천해요." 


어제 일을 마치고, 나는 엘리랑 루피와 함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5화를 시청했다. 나에게 가장 가슴 따뜻하게 다가온 장면은, 우영우가 구내식당에서 로스쿨 동기였던 최수연과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우당탕탕 우영우' '권모술수 권민우'라는 별명을 가진 두 변호사처럼 자신에게도 별명을 하나 지어달라는 최수연에게 우영우는 이렇게 말한다.


"너는 봄날의 햇살 같아. 로스쿨 다닐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어. 너는 나한테 강의실의 위치와 휴강 정보와 바뀐 시험 범위를 알려주고, 동기들이 날 놀리거나 속이거나 따돌리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해. 지금도 너는 내 물병을 열어주고, 다음에 구내식당에 또 김밥이 나오면 나한테 알려주겠다고 해.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로스쿨 시절부터 꾸준히 이어졌던 최수연의 진심 어린 배려를 느끼고 있던 우영우가 친구를 향한 고마움을 담아 붙여준 별명 '봄날의 햇살'은 참으로 포근하다.


나는 우리 랄라가 추천해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면서 <중용> 23장 '기차치곡장이(其次致曲章)'이 떠올랐다. 영화 <역린>에서도 인용된 이 구절은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정말 귀하게 여겨지는 가르침이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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