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보내는 편지

Happy 50th Birthday!

by Rainsonata


레인소나타,


6년 전 네가 썼던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50세 생일을 맞아 다시 읽었어. 그때나 지금이나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 특히, 네가 그토록 내게 선물하고 싶어 했던 '시간'을 정말로 선물 받았다는 걸 꼭 말해주고 싶어.


편지를 쓴 후에도 한동안은 여전히 바쁘게 지냈지만, 코로나를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나만의 시간을 갖게 되었거든.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말이야. 전 세계를 뒤흔든 전염병으로 인해 어려움과 혼란도 많았지만,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너에게 다시 편지를 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오늘 6년 전에 썼던 편지를 읽으며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어. 그 조언 덕분에 나는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는 연습을 꾸준히 할 수 있었고, 그것이 단순히 물건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거든. 그 후로는 '너무'라는 부담도 내려놓을 수 있었어. 지금도 여전히 진심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나 자신과 마주하지만, 더 이상 과하게 애쓰지 않아. 네가 바라던 대로 나는 나답게 살아가고 있어.


6년 전의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지금의 내가 좋고,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자신을 보며 스스로 대견하기도 해. 며칠 전, 오랜 동료가 "지금까지 받은 선물 중 가장 특별한 것이 무엇이냐"라고 물었을 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인연'이라는 단어가 연기처럼 피어올랐어. 소중한 인연은 돈으로도 살 수 없고, 그 어떤 귀한 보석으로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니까 말이야.


오늘은 너와 내가 만난 지 오십 해가 되는 날. 무려 50년 동안 아름다운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우리를 축하하며, 평온한 하루를 보내자.


Happy Birthday! 나의 오랜 친구야!


2024. 10. 24. 목요일




레인소나타,


안녕!


내가 나에게 편지를 쓴 게 언제였을까? 일기는 매일 썼지만, 이렇게 내 이름을 적고 편지를 쓰려니 어색하면서도 묘한 기분이 드네. 먼저, 마흔을 훌쩍 넘긴 너에게 수고 많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어릴 적엔 자기만 생각하던 철부지였던 네가, 이제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들어주는 일을 하고 있구나. 너는 어렸을 때부터 사람을 좋아했고, 혼자 깊이 생각하거나 무언가를 관찰하며 느끼는 걸 즐겼지. 그런 네가 어른이 되어 여러 역할을 감당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힘들지는 않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 너는 이미 충분히 열심히 살아왔고, 앞으로도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갈 테니 말이야.


'일기일회(一期一會)'라는 말이 있잖아. 너와 내가 만난 것도 한 번의 귀한 인연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야. 우리는 어떤 인연으로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 네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지만, 가끔은 네가 온전히 너만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 그 시간이 네게 정말 소중한 선물이 될 거야.


오늘 <치유의 글쓰기: 나에게 보내는 편지> 워크숍이 있다고 했지? 이 편지를 쓰면서, 내 인생 속에 '나'는 얼마나 담겨 있는지, 나의 시작과 끝은 어디인지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 앞으로도 건강하게, 너답고 조화로운 삶을 이어가길 바라며,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는 연습도 꾸준히 해나가길 응원할게.


우리 서로에게 고마운 존재가 되자. 언젠가 또 다른 너의 편지를 받게 될 날을 기다리고 있을게.


2018. 3. 29. 목요일

작가의 이전글군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