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라는 스물두 살

딸에게 보내는 편지

by Rainsonata

사랑하는 랄라에게,


우리 랄라의 스물두 번째 생일을 축하한다.


봄에 대학교 졸업식 준비로 들떠있었을 때만 해도 마냥 아이 같아 보였는데, 이제는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오늘을 맞이하는 랄라를 보니 어찌나 기특한지 모르겠구나. 더군다나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원했던 회사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이니. 랄라 말대로 "I am so lucky!"한 거야. 네가 다시 집에 돌아온 후로 엄마 아빠의 일상은 훨씬 활기차졌어. 그리고 엘리와 루피도 랄라가 있어서 더욱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단다. 엄마는 온 가족이 함께 노을을 감상하며 호숫가를 산책할 수 있어서 기쁘고, 다양한 요리와 베이킹에 도전하는 세프 랄라를 도와 주방 보조 역할을 하는 것도 즐겁단다.


랄라가 취직을 하고 얼마 안되서 이런 말을 했었어. "우리 회사에서는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몹시 중요하대요. 모르면 묻고 배워서 익히고, 도움이 필요하면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강조했어요. 모르는데 아는 척을 하게 되면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공동 작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우선 자신의 능력에 솔직한 사람이 되라고 했어요." 랄라가 대학교 3학년이었을 때 '무지의 지(無知의 知)'의 모범이 되어 주신 세 분의 교수님을 만나 내면적으로 큰 성장을 이루었는데, 첫 직장에서도 이 점을 강조했다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구나.


이런 회사 분위기 덕분에 랄라는 새로운 일을 배워가면서 적극적으로 묻고, 자신이 부족한 점은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명랑함과 진지함을 조절하면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말할 때와 들을 때를 분별할 줄 알고, 다양한 변화에도 긍정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습득하기 시작한 듯 보이더구나. 많은 사람이 힘들어하는 '워라벨: Work and Life Balance' 또한 우리 랄라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니,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당부는 하지 않을게. 엄마가 보기에는 오히려 그 점에 대해서는 부모인 우리가 랄라에게 조언을 구해야 할 것 같아.


랄라야,


새해를 맞이하면서 인내심을 기르고 싶다고 말했던 너는 이전보다 더 규칙적으로 운동과 스트레칭을 했고, 노력의 결과로 반듯한 자세를 되찾게 되었어. 엄마는 랄라의 곧게 펴진 등과 어깨를 볼 때마다 너의 인내의 성과를 보는 것 같아 몹시 흐뭇하고 자랑스럽단다. 그리고 며칠 전 핼러윈 호박등을 만들다가 나온 엄청난 양의 호박씨를 하나하나 골라내야 했을 때에도, 너는 아무런 불평 없이 한 곳에 앉아 차분히 씨를 떼어 쟁반에 옮기는 작업을 도와줬잖니. 그 후 수북하게 쌓인 호박씨를 깨끗이 씻어 오븐에 구워 맛있는 간식으로 준비해 준 사람도 랄라였어. 그 또한 인내심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란다. 네가 세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꾸준히 실천한 랄라에게 칭찬의 박수를 보낸다.


얼마 전 청량한 가을 공기를 마시며 장을 보러 가던 날, 엄마가 요즘 랄라의 머릿속에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해했더니 '내 머릿속은 행복과 감사라는 두 단어로 가득해요. 내가 얼마나 운이 좋은 사람인지 잘 알기 때문에 지금 누리는 행복에 감사할 뿐이에요."라고 대답했었지? 차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고개를 흔들며 밝은 목소리로 말하던 랄라를 바라보며, 엄마는 앞으로도 '행복'과 '감사'가 랄라 인생의 길동무가 되어주길 마음속으로 빌었단다. 랄라야,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해 줘서 진심으로 고맙구나. 이제 막 시작한 너의 이십 대가 밖으로는 새로운 세계를 탐색하고, 안으로는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이 되길 바랄게. 생일 축하해.


I LOVE YOU PO!


2024년 10월 30일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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