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The Journey

by Rainsonata

2025년 3월 28일 금요일


요즘 다시 피아노를 칠 수 있게 되었다. 손가락 통증 때문에 그렇게 좋아하던 피아노 연습을 몇 달 동안 할 수 없었기에, 다시 연주할 수 있음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마치 허리 통증으로 인해 하이킹은커녕 요가조차 할 수 없었던 때처럼, 평소 당연하게 누리던 취미생활을 몸의 불편함 때문에 하지 못하게 될 때, 우리는 많은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래서 요 며칠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할 때마다, 손가락 하나하나, 관절 한 마디 한 마디에 고맙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작년 가을, 50세 생일을 맞이한 뒤 나는 핸드폰 노트에 새로운 폴더를 만들고, <Aging: 늙어감>이라는 이름표를 달아주었다. 그 안에는 '나의 자기 돌봄 체크리스트'라는 글이 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들을 하나씩 기록해 두었고, 그 목록은 다음과 같다.


- 잠

- 규칙적이고 건강한 식사

- 명상

- 일기

- 자연

- 공부

- 독서

- 시

- 함께하는 시간

- 고독

- 뜨개질

- 그림

- 글쓰기

- 피아노

- 식물 돌보기

- 정리/정돈

- 빨래

- 깨끗하고 아늑한 공간

- 향기

- 촛불

- 음악

- 운동

- 산책


오늘은 반세기를 성실히 살아온 나 자신에게, 메리 올리버의 <여행>이라는 시를 선물하고 싶다.




<The Journey>


One day you finally knew

what you had to do, and began,

though the voices around you

kept shouting

their bad advice—

though the whole house

began to tremble

and you felt the old tug

at your ankles.

"Mend my life!"

each voice cried.

But you didn't stop.

You knew what you had to do,

though the wind pried

with its stiff fingers

at the very foundations,

though their melancholy

was terrible.

It was already late

enough, and a wild night,

and the road full of fallen

branches and stones.

But little by little,

as you left their voices behind,

the stars began to burn

through the sheets of clouds,

and there was a new voice

which you slowly

recognized as your own,

that kept you company

as you strode deeper and deeper

into the world,

determined to do

the only thing you could do—

determined to save

the only life you could save.


- Mary Oliver



<여행>


어느 날 마침내

너는 네가 해야 할 일을
알게 되었고, 시작했다.
주변의 목소리들은
여전히 나쁜 충고를 외쳐댔지만—
집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발목을 잡는
익숙한 끌림이 느껴졌지만.

"내 삶을 고쳐 줘!"

각각의 목소리가 울부짖었지만
너는 멈추지 않았다.
네가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었기에.

차가운 바람이

뻣뻣한 손가락으로
집의 기초를 뒤흔들었고,
그들의 슬픔은
너무나도 깊었지만.

이미 늦은 밤,
거칠고 거친 밤이었고,
길 위에는
부러진 나뭇가지와 돌들이 널려 있었다.

그러나 조금씩,
그들의 목소리를 뒤로 남기자,
구름 사이로
별들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로운 목소리가
천천히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너 자신의 목소리였고,
그 목소리는
길을 따라
깊고 깊은 세계 속으로
너와 함께 걸어갔다.

너는 오직
해야만 하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오직
구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삶을
구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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