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 58분, 엘리

노령묘의 집사

by Rainsonata

2026년 3월 6일 금요일


이번 겨울은 유난히 역동적인 시간이었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 앉아 다시 글을 쓰는 금요일을 맞이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안도감을 느낀다. 요즘 내 삶에서 가장 큰 변화는 핸드폰 알람에 설정된 세 개의 시간이다. '오전 8시 58분, 오전 9시 28분, 밤 8시 58분.' 그 숫자들은 이제 하루를 엮는 리듬이 되었다. 작년 가을부터 엘리와 루피가 각각 다른 증상으로 동물병원을 자주 찾게 되었고, 몇 차례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열여섯 살 엘리에게는 '당뇨'라는 진단이 내려졌고, 동갑내기 루피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 진단을 받았다. 그 이후로 나의 아침은 엘리와 루피의 투약 시간을 챙기느라 시계를 확인하는 횟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수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집에서 엘리에게 하루 두 번 인슐린 주사를 놓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태어나서 처음 주사 놓는 법을 공부하게 되었다. 간호사가 엘리에게 주사를 놓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두었고, 집에 돌아온 뒤 그 영상을 몇 번이고 보았다. "어깨뼈 사이의 피부를 살짝 들어 올려 삼각형 모양의 텐트를 만든 뒤, 근육이 아닌 피부 아래로 45도 각도로 주사한다." 그 말을 되뇌며 허공에 손동작을 반복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서툴렀지만, 연습을 거듭한 덕분에 이제는 제법 능숙하게 주사를 놓을 수 있게 되었다. 다행히 루피의 약은 귀에 바르는 연고라서, 오전 9시 28분에 알람을 맞춰 미리 약을 준비하면 큰 어려움이 없다.


스톰의 말대로, 우리 가족 중 급격한 노화로 고통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것은 엘리이다. 열여섯 살인 그녀는 사람 나이로 치면 대략 여든을 훌쩍 넘긴 초고령묘에 해당한다. 부드럽고 풍성한 털을 자랑하던 몸에는 탈모가 이미 진행되고 있고, 우아하게 휘어지던 등선 대신 앙상하게 도드라진 등뼈가 만져진다. 예전에는 정원에서 루피와 함께 뛰어놀고, 지붕 위에 올라가 일광욕을 즐기며 그 많은 계단을 가볍게 오르내리던 그녀였다. 한때는 세 마리 아기 야옹이의 엄마였고, 식욕도 왕성했다. 연핑크빛이 감도는 발바닥으로 물을 떠서 마시곤 하던, 유쾌한 그녀였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침대에서 내려올 때, 이불 위를 미끄럼틀처럼 타고 천천히 내려와 가까스로 바닥에 발을 딛는다. 또한 '당뇨병성 신경병증' 때문에 더 이상 사뿐사뿐 걸을 수 없다. 뒷다리 관절을 바닥에 붙인 채 다리를 절며 척행성 보행을 한다. 그리고 가끔은 물그릇에 턱을 괴고 앉아, 물끄러미 물만 바라보는 모습도 보인다. 그럼에도 다행인 것은 매일 마주하는 변함없는 그녀의 맑고 그윽한 눈빛이다. 그 눈빛만이 여전히 우리에게 조용한 위로가 된다. 어젯밤에도 엘리는 내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아기처럼 잠이 들었다.


오래전, 나에게 잠시 쉬어가라는 가르침을 주었던 엘리와 루피에게, 그때 적어 두었던 글을 다시 읽어 주고 싶다.


피곤함이 주는

고즈넉함을

즐기던 때도 있었다


그런 날일수록

내 곁에

야옹이들이 있다는 것이

새삼 고맙게 여겨지곤 했다


엘리와 루피는

눈빛으로

나에게 말한다


"피곤하면 쉬어가도 괜찮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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