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박사과정 유학기
독자에게
2015년에 만 34세의 나이로 미국 텍사스 휴스턴 대학에서 박사를 시작해서 2019년 12월에 박사졸업하였다. 늦은 나이에 박사를 시작하는 연구자, 영어를 좋아하지만 잘하지는 못하는 연구자, 또 다른 문을 열기 위해 문을 두드리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쓴다. 현재 경북 영천 육군3사관학교에서 사관생도들을 가르치고 있다.
2015년 여름 텍사스주 휴스턴 George Bush International Airport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미리 연락을 했었던 동기와 선배님께서 마중을 나오셨다. 운이 좋게도 휴스턴대 산업공학과에 동기와 선배님께서 먼저 박사과정을 하고 계셨다. 나는 토목공학과에서 그 해 가을학기부터 박사과정을 시작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I-10 고속도로를 달렸다. I-10 고속도로는 휴스턴 도시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도로로써 왕복 10차선의 도로다. 많은 한국사람들이 휴스턴이라는 도시에 익숙하지 않지만 2020년 기준으로 미국에서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에 이어 인구기준 4위의 도시이다. 의료산업과 석유산업이 발달해 있는 도시이며, NASA Johnson Space Center가 있다. 물론 그 중심에는 휴스턴 대학이 있다.
아직도 그 8월의 숨 막히는 고속도로가 기억난다. 탁 트인 고속도로 그곳을 4년 반 동안 왕복하면서 다녔다. 그 앞에 어떠한 미래가 펼쳐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우선 아파트로 들어가려면 일주일을 기다려야 하기에 호텔에서 일주일을 묵으면서 중고차를 구입했고, 도착 당일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은행계좌를 만들었고, 아파트 전기신청을 했다. 그리고 자동차 보험도 가입했다. 보험은 6개월에 한 번씩 갱신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낯선 곳에서 시작하는 또 다른 연구들. 결과적으로 생각하면 휴스턴이라는 도시가 그리고 그 주변의 모든 것들이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휴스턴의 여름은 너무 더웠고 주변에 소통할 사람들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물론 한국에 있다고 해도 많이 소통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시작한 코스웍과 연구는 점차 적응해 가야 할 것들이었다. 낯선 세계에 던져진 것에 마냥 기뻐할 수도 마냥 걱정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다만 내 주변의 사람들이 얼굴색과 나이 종교 등 모든 것은 다르지만 내가 걸어가는 길을 그들 나름대로 묵묵하게 가고 있는 사실이 위안이 되었다. 나도 그 길을 가는 사람들 중의 하나라고. 그 끝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지금 해야 할 것은 우선 무엇이든지 적응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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