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최애의 아이 이희주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by 김동환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있는 버릇이 있는데 그것은 노트나 공책, 다이어리를 사면 끝까지 잘 채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공책이나 다이어리에 잘 정리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공책이 정리되지 않은 내용으로 이것저것으로 채워진 것을 보면 다시 공책을 쓰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든다. 그러다 어쩌면 그 공책을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노트를 사지 않거나, 내가 쓸 수 있는 노트를 사거나, 아니면 쓰던 노트에 이어서 무엇을 쓸 수 있을지 생각한다. 완벽한 노트보다는 생각이나 삶 자체도 여러 가지가 뒤섞인 것일 테니까.


최애의 아이에서 초반 몇 장은 내용을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그것은 아마 나의 고정관념 때문이었을 것이다. 주인공인 우미는 아이돌인 유리의 아이를 갖기 위해 유리의 정자를 받아들여 인공수정을 한다. 그 이야기가 나오기 전까지 나는 ‘유리’라는 아이돌이 남자일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내 주변에는 ‘유리’라는 이름은 전부 여자 이름이었으니까.


그러나 결국 아이돌 유리의 정자가 아닌 다른 남자의 정자로 판명이 나고 사기(강간)를 당한 우미가 시장에서 일을 벌이는 것(우미의 아이를 죽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우리의 경험은 우리의 길 만을 밟아서 다른 길을 밟을 수는 없다. 어떤 삶도 다른 사람에 의해서 정당화되거나 판단될 수도 그럴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그 삶의 이면에는 어떤 스토리가 있는지 우리는 그 깊이와 넓이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써 내려가지 못한 노트에 무엇인가를 적어 내려간다.


#이희주 #최애의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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