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오래된 데이터를 찾을 일이 생겨, 외장하드를 꺼냈다. 꺼낸 김에 추억여행을 한다. 이렇게 앨범을 꺼내 들면, 그 한 장 한 장 들추어내는 기억들처럼, 데이터도 그 일면 일면을 다시 보게 된다.
예전에 습작처럼 쓴 글들도 있고, 잡지나 다른 매체에 기고한 글들도 보인다. 어쨌든 그것들은 과거로 흘러 지금은 찾아보려고 해도 찾아보기 힘들다. 과거는 새로운 현재와 미래로 대체되기 마련이다. 예전 뉴스가 뉴스의 범람으로 묻혀가는 것처럼.
그중 ‘2011년 담벼락’이라는 파일이 있다. ‘담벼락’은 잡지 ‘PAPER'의 온라인 SNS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마 싸이월드 같은 문학계의 SNS라고 해야 할까.
그 담벼락에 2011년에 적어 놓았던 글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 글을 여기 실어 본다.
남은 2011년 내가 꼭 이루고 싶은 일은 ‘변하되 변하지 않는 자신을 만들기’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스 케인즈는 ‘변화에서 가장 힘든 것은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갖고 있던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매년 12월이 되면 어떠한 새해 다짐을 가지고 새로운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할까 고민하지만 1년 뒤 또 다른 12월이 되면 어김없이 원점으로 돌아오는 다짐들. 그 다짐들 속에서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보다 내 자신이 지금까지 지내왔던, 해왔던 틀에서 잠시 벗어나 다른 관점으로 한 해를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까.
바쁘게 달려왔고 또 앞을 보고 달려갈 2012년, 나만의 질주를 위해 랄프 왈도 에머슨의 성공의 정의를 떠올리며, 자기 자신을 정당화해보기로 한다.
나 자신,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을, 다만 혼자가 아닌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변하되 변하지 않는 자신 만들기. 기대되는 2012년이다.
14년이 지난 지금, ‘담벼락’은 사라졌고, 그 글은 내 데이터 속에 있다. 그 데이터를 꺼내 브런치에 다시 적는다. 그때의 생각과 지금의 생각, 또다시 12월을 맞는 나에게 나는 무엇을 말해주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