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장군 6. 25. 전쟁 회고록

[책]

by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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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백선엽 장군의 일대기를 그린 자서전 성격의 책 ‘군과 나’라는 제목의 책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사를 다니다 보니, 여러 책을 버리는 과정에서 없어진 듯하다. 그리고 6. 25. 전쟁 회고록이 올해 새로 발간되었다.


백선엽 장군은 1920년 평안남도 강서군 강서면 덕흥리에서 태어나 1941년 만주 봉천군관학교를 졸업하고, 1946년에는 군사영어학교 졸업 후 국군 중위로 임관하였다. 그 이후 1950년 1사단장, 1951년 1군단장, 백 야전전투 사령부 사령관, 1952년에는 육군참모총장, 1953년에 한국 최초의 육군대장으로 진급하였고 1954년 제1야전군 초대사령관에 임명되었다. 그 이후 1957년에 육군참모총장에 재임명되었고 1960년 39세의 나이로 전역하였다. 그 이후 주중 대사, 주 프랑스 대사 및 고위 공직자 생활 등을 하였고 2020년 7월 10일 99세의 나이로 별세하였다.


이렇게 백선엽 장군의 일대기를 하나하나 살펴보는 일은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6. 25. 전쟁을 회고하는 그 장면들은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이기 때문에, 새롭고 한편으로는 긴장되고 기대되는 전투의 연속이었다.


처음부터 이 책에 대해 무엇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군대는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 존재하지만, 전쟁 수행을 하지 않는 군대는 무력해지기 마련이다. 백선엽 장군은 6. 25. 전쟁동안 전후방을 가리지 않고 전투공적을 세웠고, 주변 한미 장병들에게 귀감이 되었던 인물이 분명하다.


그중 백선엽 장군이 훈련에 관해 강조했던 세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최악의 상황으로 기준을 삼을 것, 둘째, 계획이 너무 셈세하면 머릿속 훈련으로만 흐르기 쉬우므로 실감 있고 간단명료할 것, 셋째는 특정 상황에서 어떤 결심을 내릴까 보다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염두에 둘 것.


어떻게 보면 훈련에 대해서 이 세 가지는 흐릿한 지침일 수도 있다. 그러나 총탄이 빗발치고, 동료가 내 눈앞에서 총상을 입고 쓰러지는 상황에서 무슨 훈련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바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내 입장에서는 내가 죽을 수도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며, 크게는 내 부대가 우리 군이 괴멸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작전계획, 보급품, 소위 인사, 정보, 작전, 군수 등 여러 가지 방면에서 준비해 놓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계획이란 어떠한가? 계획을 세우는 것은 중요하지만 계획이란 전쟁을 실행하는 순간 백지가 된다고 누가 말하지 않았는가? 전쟁은 예술(art)과 같은 것이므로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계획된 대로 된다면 그것은 아마도 수학이나, 과학실험 정도가 될 것이다. 전쟁은 그야말로 지휘관의 결심과 결단의 연속이다. 지휘관의 결심은 참모와의 부지런한 대화와 전략 속에 꽃을 피워야 하며, 그 결심에는 책임이 따른다. 다만 그 결심을 바로 해야 살릴 것은 살리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특정상황에서 결심을 내리기보다 어떻게 대응할지를 염두에 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특정상황에서 어떤 결심을 내릴지는 너무나 가정사항이 많다. 특정상황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상황일 수도 있다. 따라서 이것은 계획을 계획하는 것이다. 즉 기획이다. 큰 그림을 그리는 것. 세부적인 것에 집중하기보다 큰 개념, 전투와 전쟁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어떠한 상황에 임할지 정하는 전쟁의 규칙과 같은 것이다.


일견, 모호하고 단순해 보일 수 있으나, 내가 이해한 백선엽 장군의 훈련에 대한 세 가지 사항을 생각해 보았다. 이러한 사항들은 비단 전쟁과 훈련에 대한 사항뿐 아니라 어쩌면 일상에서도 일부 적용할 수 있다. 모든 상황이 똑같지는 않지만, 우리는 예상되지 않는 미래를 걸어 나가야 한다.


인공지능의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어쩌면 세부적인 상황에 대한 판단보다, 그것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신념과 가치관이다. 백선엽 장군의 6. 25. 전쟁 회고록을 읽으며, 군의 대선배이신 백선엽 장군에게 감사하며, 그 전쟁 동안 자신을 희생하여 전쟁에 임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