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주어 힘을 빼다

[일상]

by 김동환

요즘 간간히 영어 필기체 연습을 한다. 초등학교 영어노트에다가. 글을 쓰면 무언가 마음의 정리가 되어야 한다고 해야 할까. A부터 Z까지 써 내려가다 보면 이것은 내가 원하던 글씨가 아니다. 억압된 26글자의 반복일 뿐이다.


억압의 영문 필기체 대문자 쓰기

무언가 바로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 글씨는 더 이상해져 간다. 펜 끝에 힘이 실린 것일까. 글씨를 잘 쓰려하지 않고 힘을 주어 힘을 뺀다. 그리고 더 빠르게 펜 끝을 놀린다.


빠른 영문 필기체 쓰기

그렇다. 무엇이 잘 쓰고 못쓰고가 아닌, 좀 더 자유로워져야 한다. 우리를 규정하는 틀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누군가 우리를 틀에 가두어 놓고 그대로 하라고 한다면 이미 그것은 내 의식도 내 형식도 아닌 것을.


힘을 주어 힘을 뺀다. 그리고 나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