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하셨어요.

진료가 끝나면 항상 환자분들께 

"고생하셨어요."라고 말한다.

당일 치아의 진료가 끝나면 오늘 고생하셨어요.

여러 치아의 계획된 진료 모두 끝나면 그동안 치료받으시느라 고생하셨어요.라고 말한다.

나도 치과 치료를 받아봤지만,

치료를 받는다는 것은 꽤 힘든 일이다.

무섭기도 하고 물이 계속 나와서 숨쉬기가 힘들고 입 벌리고 있는 것도 상당히 턱이 불편하다.

덴탈 체어에 누워서 치료를 받다 보면,

이 모든 것들이 힘들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고 나는 이만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래서 왼손을 들고, 

원장님 이제 그만하셔도 될 것 같아요.

원장님 너무 꼼꼼하게 하지 마시고 그냥 대충 해서 빨리 끝내주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환자분들은 보통 작은 불편감들은 나에게 표현하지 않고 잘 참으신다.

그리고 큰 불편이나, 작은 불편들이 반복될 때 비로소 왼손을 든다.

그것이 감사하다. 

그래서 왼손을 드셨을 때는 최대한 빨리 불편감을 해소해 드려야 한다.

치료가 끝이 나고 내가 '고생하셨어요'라고 말하면, 

환자분께서도 나에게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답해주신다.

때로 '고생은 우리 원장님이 하셨지요. 저는 가만히 누워만 있었는데...' 하신다.

그런 주고받는 대화가 감사하다.

예전에 TV에서 어떤 심리학과 교수님이 나오셔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주변 사람들의 간단한 친절을 통해 느끼는 행복이 크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의 간단한 친절이 생각보다 우리 동네의 행복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았다.

웃으면서 안녕하세요?

웃으면서 고생하셨어요.

나의 간단한 인사가 누군가의 하루에 작은 행복이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