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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디오 Nov 13. 2024

컴플레인, 컴플레인, 컴플레인...

1.

환자분:    지난번에 여기서 치료할 때 마취를 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그 뒤로 입이 잘 안 다물어져요. 그래서 가만히 있을 때 침도 막 흘려요.

치과의사:  마취는 하루 이상 가지 않아요. 그리고 감각신경만 마취하기 때문에 입은 움직일 수 있거든요.

               지금 입을 다물어 보세요.

환자:        지금은 입이 다물어지는데 저도 모르게 가끔씩 입이 벌어질 때가 있다는 말이에요.

치과의사:  하... 그러시군요. 그런데 그건 치과 마취하고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환자:        아니, 원래 안 그랬는데 치료하고 나서부터 그런다니까요.

치과의사:  (그럼 다음부터 치료할 때 마취하지 말고 받으세요.)

               (정신 차리고) 그러시군요. 그런데 그건 치과 마취하고 전혀 상관이 없어요.

환자:         아니, 확실히 그렇다니까요.

치과의사:   그런데 그건 치과 마취하고 전혀 상관이 없거든요.


 <<<<<<<<<<<<<<<<<<무한반복>>>>>>>>>>>>>>>>>>>>>>>>>





2.

환자분:    신경치료하고나서부터 이가 아파요.

치과의사:  신경치료하는 동안은 치아가 아플 수 있어요.

               제가 첫날에 설명드렸던 것 기억나시죠? 아플 수 있으니까 그쪽으로 씹지 마시라고요.

환자분:     제가 치과 치료를 많이 받아봤는데 신경치료하면서 이가 아픈 건 처음이거든요?

치과의사:  치아마다 치료할 때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통증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요.

               아플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끝날 때쯤 되면 통증이 많이 감소할 거예요.

환자분:     아니요. 제 치아니까 제가 잘 알잖아요. 살면서 치과 치료를 많이 받아봤거든요.

치과의사:   (제가 치료를 더 많이 해봤겠죠?)

                (정신 차리고)  아, 그러시군요. 하지만 그럴 수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환자분:      전에는 이랬던 적이 없거든요. 혹시 치료를 잘못하신 거 아니에요?

치과의사:   하.. 치료 잘못된 것이 없고 잘 되어가고 있답니다...





3.

환자분:    저번에 여기서 치료를 했잖아요. 그런데 엉뚱한 치아를 치료하신 것 같아요.

              제가 이 치아를 치료해 달라고 했는데 그 옆에 치아를 치료해 놨어요.

치과의사: 치료 전, 후 사진을 찍어놨으니 한번 같이 볼까요?

              사진으로 확인해 보니 치료해야 될 치아가 잘 맞게 치료되어 있네요.

환자분:    아니, 제가 원한 건 그게 아니었어요.

치과의사: 그때 거울도 같이 보면서 이 치아 치료하기로 결정했잖아요.

              치료 끝나고 나서도 거울로 치료 잘 된 것 확인하고 가셨고요.

환자분:    아니 저는 기억 안 나요.

치과의사: (환자분 기억력이 나쁜걸 왜 치과 와서 따지세요?)

              (정신 차리고) 거울도 보고 사진으로 확인해 드렸으니 환자분께서 착각하신 것 같아요.

환자분:    아니 원장님 저 짜증 날라 그래요.

치과의사: 하.. 치료해야 될 치아를 정확하게 치료받으신 거랍니다...





4.

환자분:    이 씌우는데 얼마요?

치과의사: 치아색으로 하시면 50만 원이에요.

환자분:    지난번에 46만 원이었는데 왜 50만 원 달래?

치과의사: 음.. 기록을 찾아보니까 지난번에도 50만 원으로 치료받고 가셨어요.

환자분:    아니야. 분명히 46만 원이라고 했는데 내가 50만 원 내고 갔으면 잘못된 거야.

             원장님이 나한테 4만 원 돌려줘.

치과의사: (46만 원으로 알았던 사람이 잘도 50만 원 내셨겠네요.)

              (정신 차리고) 여기 보면 50만 원으로 치료 동의하시고 50만 원 수납해 주셨어요.

환자분:    아니야 원장님 지금 나한테 4만 원 돌려줘.

치과의사: 하... 제가 환자분한테 돌려드릴 돈이 없어요...




5.

환자분:    지난번에 여기서 아파서 약을 받아갔는데, 약 먹을 때는 괜찮다가 다시 또 아파요.

치과의사: 지난번에도 그렇고 이번에 봐도 그 치아가 왜 아픈지 잘 모르겠어요.

              이렇게 계속 약만 먹어서는 안 되고 원인을 알아야 될 것 같아요.

              제가 잘 모르겠으니까 대학병원에도 한번 가보세요.

환자분:     여기서 원인을 모른다고 하면 어떡해?

치과의사:  제가 통증 원인을 모를 때도 있거든요. 일단 약처방을 해드릴 테니 대학병원에도 가보세요.

환자분:    (나가면서 혼잣말로, 그러나 다 들리게) 여기서 치료가 안되는걸 대학병원 가면 아나?   

              원장 가시나가 시발련이네. 개 같은 년.

치과의사: ??(정신이 안 차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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