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땀 한 땀 입시 준비에 정성을 기울이며 바쁘게 보냈다. 곧 스물아홉이 되고 서른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에 압박감이 들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내 인생에 어떤 의미일까.
내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될까.
기대와 불안이 교차했다. 1년 동안 살이 6킬로그램이 빠졌다.
12월이 되자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기다리는 일만 남은 것이다. 그 며칠이 미칠 것만 같았다.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오고자 했지만 당시 유행했던 신종 플루에 걸려 집에만 있었다.
만약 불합격이라면 내 마음이 어떻게 될까 너무나 걱정되었지만 특별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솔직히 당시에는 불합격이라면 죽고 싶을 것 같았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도 없을 것 같았고 그 지겨운 수험 생활 1년을 다시 시작할 수도 없었다.
12월 30일 합격 발표날.
오전 9시쯤 발표가 났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나는 정오 12시까지 확인을 하지 못했다.
불합격이라는 것을 아주 조금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비로소 열람해 봐야 될 것 같았다.
엄마도 오늘이 합격 발표날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지만 아무 말씀도 안 하셨다.
그저 기다려주셨다.
그리고 겨우겨우 컴퓨터를 켜고 합격자 발표 창을 클릭했다.
오 마이 갓. 지저스. 합격이었다.
분명 세 글자가 아니라 두 글자였다.
12월 30일. 드디어 합격이라는 글자를 보았다. 8번의 불합격 끝에 9번째 합격이었다.
나는 울었다. 너무 감사했다. 그것은 정말 내가 이룬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평생을 감사한 마음으로 살 것이라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