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입시 전략은 다수결

by 라디오

시험이 끝난 후에는 토익 공부를 했다. 많은 치의학대학원에서 DEET(입학시험) 성적과 더불어 대학교 학부 때의 성적, 그리고 영어 성적을 봤기 때문이다. 기존에 따놓은 토익 성적이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더 높이기 위해 원서 접수 전까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토익 시험을 준비했다.

그리고 한 달 후에 DEET 성적이 나왔다. 고려대학교 도서관 어느 구석에 숨어서 몰래 노트북으로 확인을 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지만 그냥 몰래 숨어서 확인했다.


실제로 모든 문제를 다 맞힌 수험생은 없었지만 가장 잘한 수험생의 점수를 대략 200점(만점)으로 잡아서 나머지 학생들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계산되었다.

나는 185~186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잘했다.


이 정도면 상위권이었다. 시험이 나만 어려웠던 것이 아니었다.

전략을 잘 짠다면 분명 어딘가에는 합격할 수 있는 점수였다.

기뻤지만 아직 합격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본격적인 정시 모집이 있기 전에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에서 특수 전형으로 3명 정도를 뽑았다. 치의학대학원 4년의 과정과 더불어 서울대학교에서 4년을 의무적으로 더 공부해야 하는 조건이었다. 8년이나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았지만 한 번의 기회라도 더 잡기 위해 지원했다. 그리고 떨어졌다. 8번째 불합격이었다.
이제 정말 마지막 기회인 정시 모집만이 남았다.


첫 번째 입시 때와는 달리 두 번째 입시 때는 치의학대학원 단 한 1곳만 지원할 수 있었다.

성적이 나쁘지 않았기에 서울에 있는 3개의 대학을 지원 대상으로 삼았다.

(서울에는 서울대, 연세대, 경희대 3곳이 있다.)

내 성적은 서울대를 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안정권은 아니었다.

연세대는 학교에서 원하는 스펙이 내가 가진 스펙과 달라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경희대는 안정권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빠는 삼수를 할 수는 없으니 경희대를 쓰라고 하셨다.

그렇지만 서울대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나도 알고 있었다. 내가 과연 삼수를 할 수 있을까? 나는 아마 못 견디고 미쳐버릴 것이다.

나는 못할 것이다. 할 수 있다는 자신이 1그램도 없었다.

그렇지만...

역시 서울대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엄마는 서울대를 쓰라고 하셨다.

이로써 2:1로 나는 서울대에 원서를 넣었다.

아빠에게는 비밀로 했다. 붙으면 서울대는 붙은 것이고 떨어지면 경희대를 떨어진 것으로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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