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관찰

영혼 없이 대답한 엄마의 최후

by 베로니카


꼬마는 6세가 되며 많이 달라졌다. 말도 많아지고 잔소리도 식욕도 의욕도 웃음도 많아졌다. 네 살 때까지 화장실 가는 나를 부여잡으며 대성통곡을 해 바로 옆에서 간식을 챙기고 있는 남편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힌 적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는데, 이제야 사람 구실을 한다. 아빠와 모바일 윷놀이 게임도 하고, 아침마다 사랑한다고 쪽쪽대고 자기 전에도 안아달라고 그러고 애교가 엄청나게 늘었다. 처음 미술학원 상담 갔을 때 그린 그림을 보며 아이가 매우 밝고 명랑하대서 초콤 당황할 정도였으니까.

이렇게 바람직하게 크고 있는 꼬마는 관찰력도 좋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 나를 부른다.


"엄마! 저것 좀 봐!"


나는 운전 중이라 거의 창밖을 보지 못하니까


"오오 뭔데?"

"지금 구름이 고래 모양이었다고!"


라고 말하곤 한다.


그 외에도

꽃이 방금 한송이가 날아갔다든가,

나무가 다다다다 달려가는 것 같다든가,

해가 나를 따라온다든가,

멍멍이가 서있다든가.


주로 예쁘고 귀여운 풍경들.


그날도 즐거운 가족 드라이브 중이었다.

기나긴 운전과 비염에 약간 지쳐있었는데

꼬마가


"엄마! 저것 좀 봐!"


라고 했다.

나는 평소답지 않게 뭐냐고 물어보지 않았다.


"정말 멋진데?"


라고 했다.

그랬더니 꼬마가 말했다.


"쓰레기가 엄청 쌓여 있는데? 그게 멋있어?"


아뿔싸.


Fin.


카시트 타는 거 한창 싫어할 여섯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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