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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iny Park May 14. 2022

코호트기반학습(Cohort-based Learning)

온라인(Online)+실시간(Live)+커뮤니티(Community) 학습

“Learning is better with cohorts.”


위 문구는 저명한 크리에이터들이 강사로 참여하는 “cohort-based courses”를 운영하는 Maven(https://maven.com/)이라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에서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문구이다. 혼자 학습하면 학습 동기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고 학습 효과도 떨어지는 반면에, 동질성을 지닌 동료들과 함께 학습하면 동기 유지 측면이나 학습 효과 측면에서 더 낫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2년 전 코로나19의 광풍이 몰아치면서 전 세계적으로 큰 고통과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반면, ‘비대면’, ‘원격’, ‘온라인’ 등의 키워드로 무장한 산업 분야들은 굳이 관련 통계치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 성수기를 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교육 분야도 예외가 아닌데, 특히 기술 발전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에듀테크(EdTech) 분야에서도 이전부터 유행했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맞물려 새로운 학습 방식과 트렌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박수정 대표(라이브데이터)는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기고한 <디지털 전환의 기로에 선 교육, 혁신이 아니면 죽음을>이라는 비장한 제목의 글을 통해 새로운 학습 방식들이 에듀테크를 추동하는 요인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새로운 학습은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만 일어나지 않는다. 눈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 언제 어디서나 휴대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통해서 수시로 학습이 가능하다. 스마트폰과 연동된 태블릿이나 AR 등의 장치를 이용해 실감형 학습을 경험하는 것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이러한 디지털 기술은 새로운 교학의 탄생, 즉 에듀테크를 추동하는 강력한 요인이 된다.


요즘 같은 시대에서는 지속적인 학습(continuous learning) 또는 평생 학습(life-long learning)이 중요하며,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 학습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다시 에듀테크의 발전을 드라이브하는 큰 동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교육 분야에서 주목할만한 또 다른 흐름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학습이라 할 수 있다. 본인은 앞서 커뮤니티 기반 학습이 성인 학습자들에게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학습 방식임을 강조하면서 예찬하는 짧은 글을 쓴 바 있다.


커뮤니티 학습 예찬


저자가 보기에 커뮤니티 기반 학습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최첨단 기술의 급격한 발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술 발전과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사회 전반에서 디지털화 내지는 디지털 전환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교육 분야는 그 특성상 사람의 손길 또는 터치가 정말 중요한 분야이다. 전면적인 온라인 원격 학습 시행으로 인해 공교육 분야에서 학습 격차가 심화되었다는 주장이나, 재택 학습 및 근무로 인해 고립감이 심화되면서 그 효과성에 대해 논란이 있는 것 등이 이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교육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HTHT(High Tech, High Touch)’를 강조하는 것도 기술이 고도화 될 수록 교육 분야에서 사람의 개입과 터치가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이리라.


또한, 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을 효과적으로 습득하고 따라가기 위해서도 커뮤니티를 통한 학습이 유용한 학습 방식이 될 수 있다. 다시 한번 박수정 대표의 글을 인용해 본다.


페이스북이나 인터넷 동호회 카페 등의 SNS에서는 어렵게 얻은 자신의 지식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그들은 프로그래밍 관련 질의응답 서비스에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변해 준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서는 타인이 운영하는 프로젝트의 결점을 해결해 주겠다며 자발적으로 나서기도 한다. 인터넷에는 같은 주제를 가지고 학습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가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다. 먼저 학습한 사람의 경험, 시행착오, 학습 경로가 나중에 공부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자발적으로 타인을 도와주는 사람은 언젠가 남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경험을 간직하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장비를 통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디지털 네이티브들과 모바일 환경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디지털 인재들이 디지털 민첩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자발적인 학습조직을 구성하는 세상이 지금이자 미래이다.


즉,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다양한 스마트 & 협업 도구들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DT 시대의 핵심 역량으로 중요한 디지털 민첩성(Agility) 또는 학습 민첩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커뮤니티에 모여서 학습하고 서로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코호트 기반 학습(Cohort-based Learning)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결론적으로 먼저 언급하자면, 앞서 언급한 에듀테크의 발전과 커뮤니티 기반 학습의 유용성이 결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코호트 기반 학습은 원래 앞서 언급한 Maven과 같은 온라인 강의 서비스에서 언급한 'Cohort-based Courses(이하 CBCs)' 개념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CBCs가 다분히 공급자 관점에서 표현한 용어라고 한다면, Cohort-based Learning은 학습자 입장에서 동일한 개념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CBCs라는 개념이 나오게 된 역사적 흐름을 찾아 보면 결국 우리에게 익숙한 '온라인 교육(Online Education)'의 세대 변화로 도출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온라인 교육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천되어 왔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출처: https://fortelabs.co/blog/the-rise-of-cohort-based-courses/


위 그림에 언급된 4세대에 걸친 흐름을 설명하려면 글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보다 자세한 내용은 원문을 한국어로 해석한 스터디파이의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다만, 여기에서는 초간단 요약 버전으로 간략하게 설명하고 넘어가겠다.  


MOOCs(Massive Open Online Courses)는 동일한 교육 내용을 지역적으로 떨어져 있는 다수의 학습자들에게 대량으로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동영상 기반의 전형적인 이러닝 콘텐츠와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MOOCs는 개인이 혼자 수동적으로 학습을 하다보니 학습 동기가 쉽게 저하되고 중도 탈락율이 높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MOOCs에 대해 다년간의 연구를 수행한 결과를 담은 한 논문에 따르면, 상당수의 학습자들이 등록 직후 초기에 이탈하고 52% 정도는 아예 코스를 시작도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한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처음 4년간 전체 등록자수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초기에 학습을 포기하는 비율은 오히려 급격하게 증가하고 시간이 지난 후 궁극적인 잔존율은 대체로 한 자리수에 그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출처] Reich, J., & Ruipérez-Valiente, J. A. (2019). The MOOC pivot. Science, 363(6423), 130-131.


두번째 세대인 마켓플레이스(Marketplaces)는 학습 콘텐츠를 가진 강사들과 학습자들을 중개해주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강사와 중개 플랫폼이 수익을 나눠가질 수 있으나 강사들이 소비자들과 직접 접점을 가지지는 못하는 구조이다. 그래서 강사들은 중개 플랫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바게닝파워(bargaining power)를 가질 수 밖에 없고, 콘텐츠가 증가하면서 강사들의 수익도 낮아지는 문제를 보였다.


다음으로 마켓플레이스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강사들이 직접 과정을 개설하고 홍보, 마케팅을 통해 학습자 고객을 모을 수 있는 툴킷(Toolkits)을 제공하는 방식이 등장하였다. 강사들의 수익률이 높아지고 '온라인 크리에이터'들이 탄생할 수 있게 되었지만, 강사가 과정 홍보와 운영까지 신경을 써야 하다보니 부담이 커져 오히려 콘텐츠의 질을 챙기지 못하는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이러한 흐름들 속에서 CBCs가 등장하였다. CBCs는 직역하자면 공통적인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한데 모여 학습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런 학습 방식이 대단하거나 특별한 것일까? 사실 우리는 이미 초중고 시절부터 시작하여 같은 나이대의 동질 집단 속에서 이미 교육을 받아왔다. 대학에 가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교육을 받았고, 어쩌면 코로나 시대에 보편화 된 온라인 방식의 조별 과제나 팀 프로젝트가 축소된 형태의 CBCs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CBCs는 오프라인에서 행해오던 이러한 방식의 교육을 온라인에서 진행한다는 점이 기본적인 차이점이다. 그리고, 코호트 기반 학습은 협업 중심의 학습 방법이며 실시간(live)으로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화상 교육 플랫폼이나 실시간 스트리밍, 협업 도구 같은 기술이 필요하다. 기술을 통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학습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에듀테크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코호트 기반 학습은 통상 학습 기간을 정해놓고 기수별로 학습을 진행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를 통해 온라인에서 원격으로 수업이 진행되더라도 함께한다는 공동체 의식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비록 떨어져 있더라도 학습자들이 같은 공간에서 수업을 함께 듣는 것처럼 관계를 구축하고, peer-pressure와 시너지를 주고받는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한다.


이러한 환경을 구축하면 학습자는 홀로 고립되지 않고 학습 동기를 유지하기 쉬우며 결과적으로 중도 탈락률을 낮추는 결과를 낳게 된다. 어쩌면, 최신 기술(High Tech)을 사용하면서도 동질적인 학습 동료들과의 인간적인 유대감(High Touch)을 느끼면서 학습할 수 있는 방식인 것이다.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코호트 기반 학습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에듀테크의 효율성과 커뮤니티 학습의 효과성이 상호보완적으로 결합된 학습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답하고 싶다. 이런 방식의 온라인 교육이 얼마나 의미 있는 방식일지 여전히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MOOCs 방식과 비교를 해놓은 아래 그림을 투척하며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출처: https://fortelabs.co/blog/the-rise-of-cohort-based-cour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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