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시대에 인공지능과 차별화 할 수 있는 업무 문해력
# 이 글은 글로벌 이코노믹에 <디지털 전환 시대의 진정한 업무 문해력>이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경영칼럼의 원문 글입니다.
지식기반 사회에서 기업 현장의 업무는 대부분 말과 글을 통해 이루어진다.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하는 회사에서 말이나 글의 용도는 크게 ‘정보 전달’, ‘의사 결정’, ‘의사 소통’ 이렇게 3가지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업무 현장에서 말 또는 글에 담기는 내용은 정보시스템이나 지식관리 분야에서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온 DIKW(Data, Information, Knowledge, Wisdom)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우리는 데이터에서 정보를 추출해 내고, 이 정보들을 연결하여 지식을 구축한다. 더 나아가 구축된 지식을 바탕으로 성찰과 회고를 통해 통찰과 지혜를 얻는다. 그리고, 이런 내용들을 토대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데이터에서 정보, 지식, 지혜 쪽으로 발전해 나갈수록 그 가치는 증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 입장에서 업무 문해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정보나 지식 등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욱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디지털 전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무엇인가를 읽고 이해하는데 이전보다 훨씬 적은 시간을 사용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SNS 등에서 보게 되는 많은 글들을 끝까지 제대로 읽지도 않고 ‘좋아요’를 누르거나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동영상 콘텐츠를 소비할 때 중간중간 스킵을 하거나 빨리감기를 하는 경우도 많다. 오죽했으면 쇼츠(숏폼 콘텐츠)가 유행하는 시대가 되었을까? 생성형 AI 서비스를 이용해 업무에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얻게 되는 경우에도 그 결과를 제대로 읽고, 이해하고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 정보와 지식이 온전하게 나의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클릭한 웹 페이지를 읽는 데에 쓰는 시간은 평균 15초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의 뇌는 우리가 방금 클릭한 내용이 마음이 드는지를 결정하는 데에 0.017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손가락으로 금방 스크롤 해서 넘겨 버리거나 다른 콘텐츠로 넘어가 버린다.
문해력과 관련해서 몇 년 전에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었던 사건들이 있었다. ‘무운을 빈다’, ‘사흘’, ‘심심한 사과’ 같은 표현들이 그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이 사건들은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 구성원들간 단어의 뜻에 대한 이해가 서로 달라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일하는 업무 현장에서는 용어의 뜻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더 높은 수준의 문해력을 요구한다.
지식 기반 사회에서 우리가 속한 조직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조직 구성원들이 문해력을 발휘하여 탁월한 성과를 내기 원한다. 그 과정에서 조직은 구성원들이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문제를 해결하기를 기대하며, 조직 구성원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역량을 갖추기를 바란다. 디지털 기술과 도구를 이용하여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인공지능이든 사람이든 결국 IPO(Input-Process-Output) 모델의 프로세스를 따르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사람이 인공지능과 차별화할 수 있는 영역은 어디일까?
그렇다면, 사람이 인공지능과 차별화할 수 있는 영역은 어디일까?
필자는 호기심과 공감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역량, 비판적이고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역량은 지적인 훈련을 통해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개인이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그 문제를 좀 더 탁월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필요하다. 호기심과 공감을 통해 자신의 업무에 몰입할 수 있을 때 단순히 문해력을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을 넘어 탁월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인재에게 필요한 진정한 업무 문해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