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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병욱 May 26. 2023

중국에서 신체검사 받기

비자 발급의 첫 번째 단계

  중국에 오면 가장 먼저 고민되는 일이 있다. 바로 신체검사인데, 중국의 비자 발급 과정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중국어를 잘하는 사람이라면 그래도 어찌어찌 찾아가며 신체검사를 받는 것이 귀찮을 뿐 일 자체가 어렵지는 않겠지만, 중국어를 못하는 사람이라면 모든 것이 도전으로 느껴진다.


더욱 사람을 주눅 들게 하는 건 세상만사 모든 것이 귀찮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진료 태도 마이너스의 검사자들이다.


  중국에 서비스 정신이 부족한 사회 시스템이 한 둘인 건 아니지만, 신체검사 검사장의 검사자들은 유독 고객에게 귀찮음을 내비친다.


한두 푼도 아니고, 7만 원 가까이 내고 받는 건데, 3초 진료해 주면서 생색은...


  쳐다보고 있으면 내가 짜증이 날 지경이지만, 해외 체류에 가장 중요한 비자와 관련된 일이라 섣불리 나설 수도 없다. 실실 미소 지으며 그들의 비위를 최대한 거스르지 않는 것이 최선! 그러므로 피검자들은 책잡힐 일 없도록 사전에 준비를 단단히 하는 것이 좋다.


사전 Q&A

Q: 신체검사는 한국에서 받고 오는 것이 좋나요? 중국에서 받는 것이 좋나요?
A: 최근에는 한국에서 받고 오더라도 인정해 주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국내의 신체검사가 서류 거절의 여부에서는 훨씬 안전한 편이다.


Q: 신체검사 시, 꼭 사전에 예약해야 하나요?
A: 예약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현장에 따라 예약을 신경 안 쓰는 경우가 많다. 만약 예약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냥 찾아가 보는 것도 추천한다.


Q: 신체검사 비용은 모두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나요?
A: 이전에는 대부분 현금으로 받았지만, 최근 방문한 경험에 따르면 알리페이 송금이 가능했다. 1선 도시 혹은 2선 도시 이상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추측된다.


Q: 신체검사 전날에 식사할 수 있나요?
A: 그러한 규정은 없다. 하지만 검사장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전날 저녁 정도는 안 먹는 것도 좋다.


사전 준비물

신분증(여권 원본)

여권 사진 2매

신체검사 비용: 300위안~400위안

신체검사 결과지 수령 비용(택배 신청 시): 10위안~20위안(직접 수령 시 무료)


신체검사 과정

신체검사 예약하기

신체검사 필요 서류 준비하기

신체검사장 방문하기

신체검사 접수하기

신체검사

신체검사 결과 받기


1. 신체검사 예약하기

  나는 중국 절강성 항주시에 거주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항주국제여행위생보건중심을 통해 신체검사를 예약할 수 있다. 다른 성에서는 {지역}국제여행위생보건중심으로 검색하면 속한 지역의 신체검사 관련 기관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위챗 공식 계정에서 해당 공식 계정을 추가하고, 업무 처리-예약하기 순서로 접속하면 예약을 진행할 수 있다.


사실 별 의미 없는 패키지 선택이다.


  만약 자신이 다른 나라에서 중국으로 입국한다면 입국 패키지를 선택하면 되고, 출국한다면 출국 패키지를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한국인이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가기 위해 중국에서 비자를 받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이면 그냥 입국 패키지를 선택하면 된다. 출국 패키지는 중국인을 위한 서비스다.
또 이미 중국에 체류 중인 사람이라면 뭘 해야 하나 싶을 수 있는데, 고민하지 말고 입국 패키지를 선택하면 된다.



  여기서 신체검사 유형이 조금 애매할 수 있다. 유형별 직업이 나열되어 있는데, 분류 자체가 꽤 애매

하기 때문이다. 그냥 고민하지 말고 조금 애매하다 싶으면 기타로 입력하면 된다. 유학생은 유학 유형이 있으니 그걸 선택하자. 애초에 별로 중요하지 않은 걸로 보인다. 현장에서도 신경 안 쓴다.



  예약이 끝나면 이렇게 QR 코드를 제공해 주는데, 이 QR 코드를 현장에서 보여주면 된다.


2. 신체검사 필요 서류 준비하기

  특별히 준비할 건 없고, 여권 들고, 돈 들고, 그리고 사진 2장을 들고 가면 되는데, 사진은 여권 사이즈로 들고 가자. 한국 증명사진용으로 들고 가면 거절당하는 경우도 많다. 만약에 거절당했다면 현장에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증명 사진기가 있으니 하루의 일을 그르친다는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그냥 돈을 조금 더 많이 쓸 뿐...


3. 신체검사장 방문하기


  항주에서는 지하철 2호선 沈塘桥 역에서 내리면 바로 근처에서 발견할 수 있다.


4. 신체검사 접수하기

  현장에 도착해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신체검사 데스크가 있다. 어지간하면 영어도 할 수 있으니, 중국어가 어렵다면 영어로 진행해도 된다. 굉장히 귀찮아하는 모습이 눈에 선명해서 자기도 좀 짜증 날 수 있으나, 그냥 시키는 대로 사진 붙이라면 붙이고, 사인하라면 하고, 마스크 내리라면 내리고, 돈 내라면 내면 된다. 


애초에 예약 확인도 안 하던데... 예약을 안 하면 뭐가 좀 다르긴 하려나...


5. 신체검사

  신체검사도 도와주는 사람 하나 없으니, 자기가 알아서 검사실을 찾아다녀야 한다. 1층에서 흉부 사진을 찍는 것을 시작으로 2층에서 시력검사, 복부 검사, 체중, 혈압, 피검사, 소변검사까지 진행한다. 다 하고 나면 그래도 1층으로 이동해서 검사 결과지를 제출하면 신체검사는 끝이다.
  이 과정에서 그 누구도 신경 써주지 않고, 애초에 검사 순서라는 게 없기 때문에 그냥 비어있는 검사실에 가서 멀뚱거리고 있으면 들어오라고 한다.


빨리 안 들어오면 화낸다...


6. 신체검사 결과 수령하기

  신체검사가 끝나면 택배로 수령할 것인가, 현장으로 수령할 것인가를 선택하라고 하는데, 이때 고려해야 할 것은 자신이 검사 결과지가 필요한 시간까지 얼마나 남았느냐이다.


  현장 수령 같은 경우에는 예를 들어 10일 화요일 오전에 검사받았다면 12일 목요일 오후에 현장 수령이 가능하다. 하지만 우편 수령의 경우, 택배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16일 혹은 17일, 즉 다음 주 월요일 혹은 화요일에 겨우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니, 시간이 넉넉하다면 우편 수령, 시간이 급하다면 현장 수령을 선택하자. 항주에서 신체검사를 받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항주에 거주 중인 사람들일 테니, 10위안 혹은 12위안 정도만 내면 택배를 신청할 수 있다.


  참... 중국은 귀찮은 나라라서 매년 비자 갱신 때마다 신체검사를 받아야 하기도 한다. 면제되는 경우도 있지만, 행정상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운이 따르길 바랄 뿐이다.



  현장 수령이든, 우편 수령이든 결과가 나온 그 순간부터 추가해 둔 보건 중심의 공식 계정에서 검사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서 확인하게 되는 해당 검사 결과는 PDF로 다운로드하여서 인쇄하더라도 공식 서류 제출에 사용할 수 없으니, 받기 전에 궁금할 경우 미리 참고하는 용도로만 사용하자.


  신체검사 결과지는 사진과 도장이 찍혀있는 가장 앞면(결과 제출이 가능한 검사 용지)과 검사 내용이 담겨있는 뒷면으로 구성되는데, 공식 계정에서 PDF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뒷면뿐이기 때문이다.


근데 돈을 받고 하는 건데... 짜증은 좀 그만 내도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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