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여원
최근 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터무니 없는 이체 실수가 발생했다.
고객들에게 실제로는 원화를 지급하여야 하는데 같은 단위의 비트코인을 지급한 것인데, 이로 인해서 6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전적 가치가 갑자기 개별 고객들에게 지급된 것이다.
이와 관련한 다양한 쟁점들은 '해당 거래소가 가지고 있지도 않은 비트코인을 어떻게 고객들에게 지급할 수 있었던 것인가'와 같은 거래안정성에 많은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는 하나, 갑자기 수천개의 비트코인을 소유하게 된 개별 고객들의 입장에서 이를 임의로 팔아서 현금화하였다면 어떤 법적 문제가 발생할까?
먼저 거래소가 고객들에게 비트코인을 지급하여야 할 이유, 즉 '법률상 원인'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소 직원의 실수로 비트코인을 지급하였다면, 민법상 이를 '부당이득'이라고 할 수 있다.
부당이득은 민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지급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시행 2026. 1. 1.] [법률 제20432호, 2024. 9. 20., 일부개정]
제741조(부당이득의 내용) 법률상 원인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
제747조(원물반환불능한 경우와 가액반환, 전득자의 책임) ①수익자가 그 받은 목적물을 반환할 수 없는 때에는 그 가액을 반환하여야 한다.
②수익자가 그 이익을 반환할 수 없는 경우에는 수익자로부터 무상으로 그 이익의 목적물을 양수한 악의의 제삼자는 전항의 규정에 의하여 반환할 책임이 있다
최근 사례에서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랜덤박스 이벤트를 진행하였고, 무작위로 2,000원에서 50,000원을 지급하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벤트에서 의도한 것과 달리 고객들에게 각 2,000 비트코인이 지급되었다면, 의도한 이벤트의 주요 내용과 전혀 다르게 이를 지급받은 고객의 입장에서 '법률상 원인'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인다.
또한 비트코인이 반환의 대상이 되는 '재산상 이익'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최근 대법원은 '가상자산은 국가에 의해 통제받지 않고 블록체인 등 암호화된 분산원장에 의하여 부여된 경제적인 가치가 디지털로 표상된 정보로서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라고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2021. 12. 16. 선고 2020도9789 판결).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는 경우에 반환하여야 하는 대상물은 원칙적으로 '원물반환 원칙'에 따라(민법 제747조 제1항) 지급받은 비트코인 2,000개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비트코인을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받은 고객은 다시 비트코인 2,000개를 원물로 반환해야 한다.
다만, 이미 지급받은 비트코인을 매도해 버린 경우라면 당장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므로 원물반환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비트코인을 고객이 매도한 시점과 반환해야하는 시점의 비트코인 가격이 차이가 나는 경우, 예를 들어 매도한 시점에 1 비트코인 당 9,000만원이었는데 반환 시점에는 1 비트코인 당 1억원으로 가격이 올라간 경우 또는 반환 시점에 1 비트코인 당 8,000만원으로 가격이 내려간 경우 각각 쟁점이 될 수 있다.
부당이득 반환 법리는 반환의무자가 '선의'인지 '악의'인지 여부에 따라서 반환 범위를 다르게 판단하고 있다.
법률적으로 '선의'라는 것은 '법률상 원인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을 의미하고, '악의'라는 것은 '법률상 원인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것'을 의미한다.
먼저 반환의무자가 '선의의 수익자'로 평가되는 경우라면 비트코인을 매도한 후,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존 이익'만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비트코인 매도금원에서 반환 시점(선의상태가 유지된다는 전제하에)까지 소비한 금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원만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
물론 과연 이 경우에 '원물반환이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당연하게도 시장에서 비트코인 2,000개를 다시 매수하여 반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례에서는 비트코인을 오지급받은 고객들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벤트의 내용과 너무나 상이한 지급이 이루어진 점에서 '몰랐다'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악의의 수익자'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악의의 수익자의 경우에는 받은 이익에 더불어 이자를 붙여 반환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교부자 즉, 거래소에게 손해가 있으면 이를 '배상'하여야 한다.
이 경우에는 만약 비트코인이 매도 시점보다 반환 시점에 가격이 내려간 경우에도 그 차액부분이 반환의무자의 '받은 이익'에 해당하므로 이 역시도 반환의 대상이 된다.
[시행 2026. 1. 1.] [법률 제20432호, 2024. 9. 20., 일부개정]
제748조(수익자의 반환범위) ①선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이 현존한 한도에서 전조의 책임이 있다.
②악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이를 배상하여야 한다.
제749조(수익자의 악의인정) ①수익자가 이익을 받은 후 법률상 원인없음을 안 때에는 그때부터 악의의 수익자로서 이익반환의 책임이 있다.
②선의의 수익자가 패소한 때에는 그 소를 제기한 때부터 악의의 수익자로 본다.
비트코인을 오지급받은 고객들 중 일부에 대한 반환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유사사례에서는 형사처벌 여부도 문제가 됐었는데, 대법원에서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관련 법률에 따라 법정화폐에 준하는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지 않고 그 거래에 위험이 수반되므로, 형법을 적용하면서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보호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여(대법원 2021. 12. 16. 선고 2020도9789 판결), 횡령이나 배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다만, 가상화폐에 대한 법적 인식 여부가 계속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대법원 판례가 향후에도 계속 유지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형사적 쟁점에 대해서도 당분간 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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