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 사고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TV 속 바다 한가운데, 절반이 물에 잠긴 채 떠 있는 배를 모두가 응시하고 있었다. 머잖아 전원 구조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여느 때와 같이 일상을 시작하려던 찰나 오보였다는 정정 문구와 함께 무수히 많은 실종자가 생겨났다. 설마 -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데, 주위에 수많은 헬기와 구조선이 맴도는데 살려내지 못할까. 나중에야 알게 됐지만 배는 떠 있던 것이 아니라 천천히 가라앉고 있었다. 그렇게 모습을 감춘 배는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세상에 드러날 수 있었다.
어느덧 8년이 흘렀다.
사이 크고 작은 일들이 워낙 많던 대한민국이었다. 그래도 그날만큼은 아직 각처에서 매년 떠올려지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마음은 아니다. 매년 이제 좀 그만 보고 싶다며 부르짖는 이들들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과거 있었던 다른 참사들은 왜 회자하지 않냐?’,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순국선열도 아닌데 왜 기억해야 하냐?’ 등과 같은 해묵은 논리로 말이다. 여타 대형 사고와 4·16의 차이는 딱 한 가지다.
왜?
라는 질문에 명쾌히 대답할 수 있는지. 씨랜드는 불법 구조 변경으로 인해 화재에 취약했다.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은 진즉부터 부실하게 지어졌다. 그러나 큰 배가 왜 침몰했는지는 여러 설만 무성할 뿐,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다른 방도가 없는 현대 기술력의 한계라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알 수 없는 것은 매한가지다. 또한 여행 가던 학생이나 나라를 위해 복무하던 군인이나 일어나면 안 될 일로 제명에 가지 못한 영혼들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 사고로 인한 죽음에 섣불리 귀천을 따질 수 있을까? 따라서 우리 사회는 그들에 대해 걸맞은 방식과 예우로 추모한다. 매년 4월 16일도 단지 그런 날 중 하나일 뿐이다.
안타깝지만 이미 일어난 일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 대신 교훈을 얻고, 재발 방지책을 만들어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지 않게 함이 남겨진 사람들에게 주어진 숙제다. 따라서 적어도 이유는 알자는 거다. 그런데 이유가 언제 밝혀질지 모르니까, 당분간 잊지 않고 기억하자는 뜻. 이것이 그리도 비난받아야 할 일인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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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2년에 처음 쓰인 것임을 알립니다.
* 사진 출처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