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척하며 살기
"저는 그동안 '척'하며 살아왔습니다.
조림 요리로 유명해졌지만 잘하는 척을 했고 실제로 잘하기 위해 노력도 많이 했습니다... " 흑백요리사 2에서 우승한 최강록 셰프가 마지막 경연에서 했던 말입니다.
최고의 파티시에를 뽑는 경연프로를 우연히 보았습니다
연남동에서 크림빵으로 유명해진 파티시에가 출연했습니다. 연남동 크림빵의 맛을 아는 심사위원 중 일부는 잔뜩 기대를 하며 그의 빵을 기다렸습니다. 그는 매장에서 손님에게 엄청나게 팔렸던 크림빵이 아닌 자신의 추억 속에 좋아하는 스타일의 빵을 만들었다며 그동안 크림빵을 잘하는 척 살아왔음을 말하며 울먹였습니다.
'잘 말아줘~" 김밥이라는 노래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가수 자두는 잘 나갈 때 행복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대중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비슷한 음악과 콘셉트로 계속 노래하며 즐거운 척했다는 것입니다.
18년간 매일 아침 두부를 만들면서 많이 지겨워했습니다. 그렇게 오래 두부를 하면서도 어떤 날은 단단하고 어떤 날은 너무 물컹해서 만족하지 못했고 실력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손님들은 나의 만족과는 다른 반응을 보였습니다. 기회만 있으면 그만두거나 다른 메뉴의 식당을 하고 싶었습니다. 결국 좋은 기회는 아니었지만 변화의 순간이 왔고 다른 식당을 차렸습니다. 그런데 크게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던 최강록 셰프, 연남동 파티시에, 노래하는 자두는 모두 한 분야에서 유명해진 사람들입니다. 나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척하며 살았던 어쩌면 지금도 그러고 있을지 모를 마음은 깊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유명하든 그렇지 않든
자신을 위해서 정성을 쏟고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서글픔이 있습니다. 심지어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하더라도 그 속에 다양한 장르가 있어서 공허함과 서글픔은 완전히 없앨 수가 없습니다.
척하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나를 만든 것은 내가 아닌 많은 타자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타인을 위한 삶을 살면서도 행복할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아니면 서글픔마저도 잊게 만드는 충분한 보상을 받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