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게 예의 일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1부] 관계는 늘 생각보다 깊게 남는다

by 라키아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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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관계를
끝까지 지켜야 하는 건 아니다.
참아가며 유지하는 사이가
언제나 성숙한 관계는 아니다.


어느 날 문득,
이 관계 안에서는
내가 계속 나를 설명해야 하고,
계속 이해시켜야 하고,
계속 참아야 한다는 걸 알아차린다.


말을 꺼내기도 전에 나는
이미 설명부터 준비하고,
오해하지 않게 하기 위해 마음을 접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아예 기대하지 않고 있다.


이제야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든다.
‘멀어지는 게 예의일 수도 있겠구나…’


상대를 미워하지 않아도,
큰 싸움이 없어도,
관계를 끝내야만 하는 순간은 있다.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계속 아픈 관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 관계에서는
떠나는 쪽이 늘 미안해진다.
더 노력하지 않아서,
조금 더 이해하지 못해서,
결국 부족했던건 나라고 생각되니까.


하지만, 모든 이별이 실패는 아니다.
어떤 관계는 충분히 애썼기 때문에
이제 놓아줄 수 있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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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다는 건
등을 돌리는 일이 아니라,
계속 상처받는 자리에
더 이상 나를 두지 않는 선택일지도 모른다.


모든 관계에서
끝까지 버티지 않아도 된다.

버티는 것만이 옳은게 아니기 때문이다.


멀어지는 선택 뒤에는 허전함이 남는다.
그동안 익숙했던 자리 하나가
갑자기 비어버린 느낌이랄까.


괜히 내가 너무 쉽게 포기한 건 아닌지
밤마다 다시 묻게 되는 순간도 있다.


그래도 그 빈자리에는 조금 다른 숨이 들어온다.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애쓰지 않아도 되는 하루,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되는 얼굴.

그제야 알게 된다.


지켜야 할 관계보다
지켜야 할 마음이 먼저였다.


멀어졌다고 해서
그 시간이 전부 부정되는 건 아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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