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나 스스로에게 가장 가혹했던 순간들
“응, 잘 지내.”
괜찮은척 던지는 말이
안부가 아니라
습관이 되었을 때가 있었다.
생각하지 않아도 말을 먼저 내뱉었고,
거짓말이라는 자각조차 사라진 뒤였다.
잘 지내는 척은 그저 연기였다.
그런데 연기는 무대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반복되면 표정이 되고,
표정은 얼굴이 된다.
나중에 결국
내가 하는 말이 연기인지
아니면 진짜 마음인지
나 조차도 헷갈렸다.
괜찮지 않은 날에도
나는 웃고 있었고,
말하지 않은 마음들은 속으로만 접혀
계속해서 주머니 속에 쌓였다.
괜찮지 않다는 말은
항상 너무 늦게 떠올랐다.
그래서 말 대신 사진을 올렸다.
밝은 조명 아래의 식탁,
어디론가 가고 있다는 증거,
잘 살고 있다는 장면들.
힘든 얼굴은 프레임 밖에 두고,
외로움은 업로드 하지 않았다.
괜찮아 보이기 위해 계속 움직였고,
가만히 있는 법을 잊어버렸다.
사진으로, 일정으로,
괜히 바쁜 하루들로 계속 채웠다.
아무도 묻지 않으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서
나는 점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괜찮지 않다는 말은
입 안에서 몇 번이나 맴돌다
끝내 삼켜졌다.
너무 오래 숨기다 보니
꺼내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처럼
“잘 지내.”라는 말은
나를 지켜주는 방패 같았지만
그 말 뒤에 서 있던 나는 점점 더 멀어졌다.
그래서 솔직해지기로 했다.
나는 연기자가 아니니까
웃음을 역할처럼 입는 일도
이제는 내려놓기로 했다.
진짜 마음을 숨기기 위해
매일 무대에 오르지 않으려 한다.
내 하루가
대사로 채워진 연극이 아니라
숨 쉬는 생활이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