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나 스스로에게 가장 가혹했던 순간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큰 사건도 없었고,
갑자기 무너질 만한 일도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눈물이 났다.
나는 원래 잘 울지 않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날의 눈물은 더 낯설었다.
방심한 틈에
갑자기 새어 나왔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참으려고 할수록
목은 더 조여 왔고,
숨을 고를수록
눈은 더 뜨거워졌다.
그날의 눈물은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말하지 못했던 날들,
아무렇지 않은 척
고개를 끄덕이던 순간들,
괜찮다는 말로
넘겨버린 시간들이
조용히 쌓여 있다가
한꺼번에 무너진 결과였다.
우리는 자주 눈물을 오해한다.
지금의 일 때문이거나
방금 들은 말 때문이라고 착각한다.
그런데, 눈물은 항상 늦게 온다.
그때는 울 수 없어서 넘겼거나
그날 만큼은 버텨야 해서
접어두었던 마음들이
시간을 건너 뒤늦게 도착한다.
그래서 이유 없이 우는 날은
사실 이유가 너무 많은 날이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게 아니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날들이
한꺼번에 몸으로 돌아온 날.
그래서 눈물은
결코 약함이 아니라
미뤄두었던 마음의 마지막 보고서다.